[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제22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평균 재산이 24억40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과자 비율도 10명 중 3명꼴인 32%에 달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총선 후보자 총 952명(지역 699명·비례 253명)을 대상으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보자 전과·재산 내역을 분석해 28일 발표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정보 분석 기자회견에서 주요 정당의 부실 공천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952명 후보 중 전과 보유 후보 305명
경실련의 조사결과, 22대 총선 후보자 952명 중 전과 기록을 보유한 후보는 총 305명입니다. 전과 후보 비율은 32.0%입니다. 건수별로는 △11건 1명 △9건 2명 △8건 2명 △7건 1명 △6건 1명 △5건 8명 △4건 17명 △3건 36명 △2건 76명 △1건 161명입니다.
후보별로는 충남 보령시·서천군에 출마한 무소속 장동호 후보가 업무상 횡령·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수산자원관리법 위반 등 11건으로 전과 기록이 가장 많았습니다.
전북 전주시갑의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와 이기남 히시태그국민정책당 비례대표 후보가 각 9건, 대구 달서구갑의 권택흥 민주당 후보와 경남 창원시·성산구의 여영국 녹색정의당 후보가 각 8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정당별로는 여당인 국민의힘·국민의미래 후보자 289명 중 전과기록을 보유한 후보자는 59명(20.4%)이었습니다.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후보자 276명 중 100명(36.2%)이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정보 분석 기자회견에서 주요 정당의 부실 공천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후보자 재산 평균 24억, 다주택자·가상자산 보유자 다수
후보자 952명이 신고한 1인당 재산 평균은 24억4000만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15억7000만원, 증권 6억9000만원, 가상자산 152만원입니다.
후보자들 중 재산이 많은 후보는 김복덕(경기도 부천시갑) 국민의힘 후보로 1446억7000만원(부동산 58억8000만원·증권 1351억5000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안철수(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 국민의힘 후보는 1401억4000만원(부동산 37억3000만원·증권 1332억원), 박덕흠(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국민의힘 후보는 562억8000만원(부동산 309억9000만원, 증권 87억3000만원)이었습니다.
후보자 재산 상위 10명 중 국민의힘 소속이 6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2명, 국가혁명당 ·무소속은 각각 1명씩이었습니다. 정당별 평균은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45억6000만원,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8억50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녹색정의당이 4억6000만원, 새로운미래가 13억3000만원, 개혁신당이 13억5000만원으로 드러났습니다.
양대정당이 다주택자, 가상자산 내역 등을 공천과정에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장성민(경기도 안산시갑) 국민의힘 후보가 4억6000만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신고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정보 분석 기자회견에서 주요 정당의 부실 공천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실련 "부실 공천, 이해충돌 가능성"
경실련은 부적격자를 걸러내지 못해 향후 입법과정에서 이해충돌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공천으로 평가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양대정당 후보자 27% 가량이 전과 보유자였으나 이번엔 30%를 넘겼고, 재산도 21대 총선 후보자 평균은 15억원에서 4년 만에 24억원 가량으로 늘었습니다.
경실련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천배제 기준 강화 및 예외 조항 삭제 △부동산 투기, 탈세 검증 △부동산 등 공직자 재산에 대한 공시지가 및 실거래 기재 의무화 △후보자들 재산신고 기준 개선 및 등록사항 허위사실 여부 심사 위한 법 개정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은 “정당에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이 주어지는 이유는 후보 검증을 철저하게 하라는 얘기지만 전과나 재산 내용을 보면 필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분들에게 권력을 쥐여준다면 고양이에게 어물전 맡기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오인 경실련 유권자운동본부 국장은 “준법 정신도 없는 분들이 과연 들어가서 제대로 된 입법권 행사를 할 수 있을지, 오히려 빠져나갈 허점을 만든다든지 예외사항 만든다든지,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하지 않을지 등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기재위나 정무위에 들어가면 당연히 재벌을 위한 주가 올리기 정책을 펴지 않겠냐”고 꼬집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