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외국인 채권투자가 늘면서 국채 장·단기 금리차에 영향을 줘 통화정책이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7일 '외국인 채권투자의 국내 장.단기금리차에 대한 영향 분석' 현안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올해 9월 기준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가 74조6000억원에 달하는 등 최근 외국인 국채 투자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 같은 외국인 채권투자가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국내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발행만기 1년이상 채권보유비중은 지난 2005년 29.7%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7월 76.8%까지 높아졌다.
KDI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중장기 채권투자 집중은 국내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쳐 장·단기금리 사이의 연계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KDI 조사에 따르면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전월대비 외국인 국채투자 증가율이 10%포인트 증가하면 장·단기금리차는 14bp(베이시스포인트, 100bp=1%포인트)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통화정책이 단기금리를 조절함으로써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 국채투자로 발생하는 장·단기금리차 영향은 통화정책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대희 KDI 금융경제연구부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2000년 이후 외국인의 미 장기국채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국채 장기이자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외국인 채권투자에 의한 장기금리 변동이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통화당국의 안정화 목표 달성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설비투자나 내구재 소비재 등 주요 실물변수는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