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대표 포털 플랫폼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AI(인공지능
)에 방점을 찍고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을 위한 큰 틀에서의 조직개편을 마쳤습니다
. 특히 양사는
AI와 관련, 각각 분산과 통합이라는 사뭇 다른 방향을 적용해 관심이 쏠립니다
.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5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부터 5개의 CIC(사내독립기업) 조직을 개편해 12개의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합니다. 특히 사내 모든 기술 분야에 AI가 접목되는데요. 이를 통해 비즈니스 영역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분산되는 AI 사업과는 별개로 CIC는 본사로 흡수해 ‘톱다운’ 방식의 중앙 집중형 통제 효과도 높아졌습니다. 12개 전문 조직 상위에는 최수연 대표 직속 의사결정기구인 3개의 위원회가 신설돼 거버넌스 구심점도 강화됐습니다.
다만, 네이버는 각각의 분야에서 AI 등 사업과 관련 수평적으로 인사이트를 발굴해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위원회에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는, 일종의 ‘바텀업’ 방식을 지향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직급 체계도 가다듬었습니다. 중간 관리자였던 ‘책임리더’를 없애고 직급 체계를 ‘리더’로 통합했습니다. 기존 ‘C레벨-CIC 대표-책임리더-리더’로 나뉘었던 직급 체계는 ‘C레벨-리더’로 간소화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지난 3일 진행된 사내 간담회인 ‘컴패니언 데이’에서 “각 영역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인사이트가 터져 나올 수 있도록 위계를 최소화하고 평평하게 펼친 조직구성으로 개편한 만큼, 조직 간 활발한 토론과 다양한 협업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라고 임직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반면, 카카오는 AI 전략과 관련해 '분산'을 택한 네이버와는 대조적으로 전사에 흩어져 있는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렸습니다. 일종의 그룹 AI 사업의 ‘컨트롤타워’인 셈입니다. 산하에는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이 만들어집니다. 그룹 내 AI 역량을 결집시켜 빠른 실행과 R&D(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보유한 플랫폼 개발 경험에 최신 기술을 더해 ‘일상 속 AI’ 시대를 선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카카오브레인같이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전담해 개발하는 조직까지 하나로 묶어내지는 않았는데요. AI 기술이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만큼 자체 개발 역량은 그대로 가져가되, 시급한 AI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앞서 홍은택 전 대표는 “자체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과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유연하게 고려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AI 전략을 펼쳐 나가려고 한다”라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의사결정 체계에도 ‘속도’가 방점으로 찍힙니다. 기존 ‘C레벨-부문장-실장-팀장-파트장-셀장’으로 이뤄진 구조를 ‘C레벨-성과리더-리더’로 단순화했는데요. 이를 통해 유연한 조직 구축·운영을 꾀하고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커머스 CIC를 본사 조직으로 흡수해 중앙 집중 체제도 강화했습니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 CIC는 콘텐츠 CIC로 변경해 콘텐츠 역량 강화에 나섰는데요. 숏폼, 카페·스토리, 뉴스 등 콘텐츠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으로, 포털 다음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별동대’인 셈입니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기술 역량을 결집시키고 플랫폼 비즈니스 역량을 극대화해 테크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다는 목표입니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 양 사가 4월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큰 틀에서 AI 등 핵심 사업의 전략과 방향성을 마련한 만큼 후속 세부 개편 작업도 조만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