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대형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도 대장동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초접전지를 돌고 싶었다"며 "(재판 출석으로) 제가 다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 여러분이 대신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4·10 총선 전날인 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재판 출석길에 "저의 손발을 묶는 것이 검찰독재정권 정치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출석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초접전지 돌고 싶었는데···"
이 대표는 "재판에 출석하지 말고 지역을 돌아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며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 오늘 초접전지들을 돌며 한 표를 호소하고 싶었다. 1분 1초를 천금같이 쓰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일 류삼영 동작을 후보 지원 유세에서 "서부 경남은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 못하고 있는데 내일은 재판을 안 가고 거기를 한 번 가볼까 고민하고 있다"며 재판 불출석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접전지 후보들을 열거하며 "총 7곳의 초박빙 접전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손이 닿는 모든 연고자를 찾아 투표를 독려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유동규 고성···재판 10분 휴정
이날 재판에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졌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변호인의 신문에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도 그랬는데 왜 김만배는 빼고 말하나. 김만배가 주범인데, 이재명과 친해서 그러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어 "김만배가 폭로할까 봐 김만배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고성을 질렀고, 변호인은 "증인이 변호인을 모욕한다"고 받아쳤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에게 경고를 해야 할 것 같다. 변호사도 끼어들지 마라"며 재판을 10분간 휴정했습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재판 내내 한 마디도 하지 않던 이 대표가 유 전 본부장의 "(2010년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이었던 때) 이 대표하고는 약속하지 않고 바로 찾아가서 언제든 만났다"는 진술에 실소를 터뜨려 법정에 고성이 오간 바 있습니다.
선거운동기간 13일 중 3일 법정 출석
이 대표는 이날 출석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 13일 중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에 이어 이날까지 모두 3일을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이 대표 측은 앞서 "피고인 본인의 후보자 지위뿐 아니라 제1야당인 당대표 지위와 활동이 있는데 선거 직전까지 기일을 잡는 건 너무나 가혹하고 모양새도 좋지 않다"며 기일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치 일정을 고려해 재판기일을 조정하면 특혜 얘기가 나올 것 같다. 일정을 맞추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출석하면 구인장까지 발부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거부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총선 하루 전날인 9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재판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대형 기자 april2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