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결렬···삼성 이어 현대차도 파업 위기

노조 "실무협상 지켜보고 결정"

입력 : 2024-06-14 오후 5:05:32
 
[뉴스토마토 박대형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도 파업 전운이 감돕니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준비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사측이 낸 올해 첫 제시안에 대해 "역대 성과에 걸맞은 제시를 요구했음에도 예년 같은 수준 제시로 기만했다"며 협상을 거부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노조가 강경투쟁을 예고한 만큼 2018년 이후 6년 만에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이유로 5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해 온 바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2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4년 임금협상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 "임금제시, 조합원 기대 충족 못해"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2024년 임단협 8차 교섭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은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원 일시금 지급 등을 제시했습니다. 또 세계 차량 누적 판매량 1억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및 현대차 주식 20주 지급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매월 급여에서 1000원 단위 이하 금액을 기부하는 '급여 우수리' 제도를 추진해 소외계층 출산, 양육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방안도 교섭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이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교섭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노조 측 교섭위원은 "별도 요구안은 10년 넘게 요구해 온 내용"이라며 "임금제시 또한 조합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노조는 올해 요구안에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주식 포함) 지급, 컨베이어 수당 최고 20만원 인상 등의 방안을 담았습니다.
 
별도 요구안엔 해고자 원직 복직, 신규 정규직 충원, 상여금 900% 인상,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주 4.5일제) 도입, 해외공장 역수입 금지 및 생산 차종 강제,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의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강경투쟁 돌입···"실무 협상 지켜보고 파업 여부 결정할 것"
 
협상이 결렬되자 노조는 곧바로 중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하고 강경투쟁에 들어갔습니다.
 
노조는 오는 20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중노위가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성과에 대한 보상이 작고 특별 요구안에 대해 회사의 답이 없어서 일단 결렬 선언했다"며 "20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했고 24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차 제시안이고 지금은 실무 협상을 열어놨기 때문에 실무 협상을 지켜본 다음에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대형 기자 april2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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