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서도 찬밥"…애물단지 된 수익형 부동산

거래량·가격 내리막…아파트 경매 시장은 온기

입력 : 2024-04-09 오후 4:00:5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시장 경쟁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는 반면 수익형 부동산은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원 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급증한 반면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하향세가 뚜렷한 모습입니다.
 
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법원 경매에 부쳐진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총 23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25건)에 비해 88% 급증했습니다,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건수는 2022년 403건에서 지난해 688건으로 70% 늘어나는 등 2년째 급증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경매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저조해 낙찰률과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계속 하락세입니다.
 
법원경매에 나온 지식산업센터의 낙찰률은 2022년 45.0%에서 2023년 28.9%, 올해에는 25.0%로 떨어졌습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2022년 88.7%, 2023년 71.2%, 올해 69.6% 등으로 하락세입니다. 
 
전통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와 오피스텔 시장도 고전 중인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전년 대비 31%, 38% 감소했습니다. 매매가는 2022년 7월 이후 20개월 연속 하락세입니다. 
 
지난 1분기 경매에 나온 전국 오피스텔은 총 427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774건)에 비해 141% 증가했고, 낙찰률은 작년 1분기 23.8%에서 올해 1분기 15.2%로 떨어졌습니다. 2022년 73%였던 낙찰가율은 지난해 66.2%, 올해에는 65.4%로 낮아졌습니다.
 
상가 시장 역시 침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법원경매에 나온 상가는 전년(8139건) 대비 73% 늘어난 1만4106건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5031건으로 작년 동기(2803건)보다 79% 증가했습니다. 낙찰률은 2022년 29.2%에서 2023년에는 19.4%로 뚝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18.5%에 그쳤습니다. 낙찰가율 역시 2022년 76.0%, 지난해 64.9%, 올해 1분기 59.6%로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아파트 경매만 '봄바람'…외면받는 수익형부동산
 
수익형 부동산과 달리 아파트는 경매 시장은 평균 경쟁률이 200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온기가 도는 모습입니다. 지지옥션의 3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63건으로 전월 대비 10% 늘었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8.5명)보다 1.1명 증가한 9.7명이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1년 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낙찰가율은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한 85.1%를 기록했습니다. 낙찰률은 35.3%로 전월(38.3%)보다 3.0%포인트 하락한 35.3%였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1건으로 전월보다 약 20% 증가했고 낙찰가율은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경기도 아파트 경매는 지난달 577건으로 한 달 전보다 약 16% 늘었습니다. 낙찰률은 3.1%포인트 오른 43.5%, 낙찰가율은 1.6%포인트 상승한 87.3%였습니다.
 
인천 아파트는 진행건수는 166건으로 전달 보다 약 30%가 늘어났고, 낙찰률은 34.9%로 전월(43.0%) 대비 8.1%p 하락했습니다. 낙찰가율은 전달보다 3.3%p 상승한 82.8%를 기록해 한 달 만에 다시 80%대를 회복했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는 11.0명으로 전달보다 0.6명이 증가했습니다.
 
지방 5대 광역시에서는 울산, 부산, 대전 아파트 낙찰가율이 상승했습니다. 울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89.6%로 전달 보다 10.5%p 상승했으며, 부산과 대전은 각각 5.4%p, 1.0%p 올랐습니다. 
 
집값 풍향계인 서울 아파트 가격은 2주 연속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 4월 첫째 주(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3월 넷째 주(25일 기준)보다 0.02% 올랐습니다. 전주(0.01%)보다 상승 폭이 커지며 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최근 강남권 아파트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고,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등 '마용성' 지역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한 지역은 △용산구(0.05%) △성동구(0.03%) △마포구(0.02%) 등 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경매시장 경쟁률이 올라가는 것은 시장이 괜찮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이 많아져 활기를 되찾아가는 조짐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금리는 높은 상황인 데다 수익률이 낮고, 상권에 따라 공실 위험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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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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