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도 "수용하라"…'채상병 특검' 거부권 원천봉쇄

민주, 내달 2일 본회의 처리…"윤정권 마지막 기회"
"민심 귀 기울여야"…국민의힘, 여론 동향 '촉각'

입력 : 2024-04-15 오후 5:03:46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일명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21대 국회의 마지막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채상병 특검법이 지난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만큼, 내달 2일 본회의 처리를 벼르고 있습니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윤(비윤석열)계 등을 중심으로 "채상병 특검을 전향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채상병 특검 거부, 총선 불복"…민주, 거센 압박 
 
민주당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1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자"고 촉구했습니다. 이번 국회의 만료일(5월29일)을 44일 남긴 가운데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정부·여당에 특검법 처리 공세를 강화한 것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외압사건에 대한 특검법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번 총선으로 국민께서 윤석열정권과 국민의힘을 매섭게 심판했다"며 "그 심판 중 하나가 바로 채상병 사망사건"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반성이 진심이라면 말만 하지 말고 행동하라"며 "윤석열정권과 국민의힘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를 차버린다면 총선 패배가 아니라 더 큰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채상병 특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수용 여부가 총선 민심 수용 여부의 바로미터"라며 "채상병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어쩌면 총선 불복이라는 생각을 갖게도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그는 "국민이 응원하는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거부권 남발 버릇을 고치고 국민의 명령에 따라 수용하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박찬대 최고위원 역시 "채상병 특검법의 수용 여부는 국정 쇄신의 시금석"이라며 "의혹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국민이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또 "국민들은 총선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민의 뜻을 거부하려 한다면 그때는 정말로 파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힘 내부서도…'채상병 특검' 찬성 분출
 
그간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상정된 특검법에 반대만 하기 급급했지만, 이번에는 다소 다른 기류가 느껴집니다. 총선을 통해 악화된 민심을 확인했던 만큼, 이번에도 대립각만 세우려 하다가는 반전의 기회를 영원히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진 까닭입니다. 
 
 
 
당내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오른 조경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채상병 사건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먼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일괄 사퇴한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 역시 SBS라디오에서 "민심이 뚜렷한 만큼, 채상병 특검은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차기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당선인 등 비윤(비윤석열)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향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채상병 특검 수용이 더욱 힘을 받고 있습니다. 4선 배지를 단 안 의원은 지난 12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5선 고지에 오른 나 당선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당에 대한 민심에 깊이 고민한다. 민심과 더 가까워지겠다"며 변화된 태도가 필요함을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표결 과정에서 '여당 내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상병 특검 반대' 기류도 여전합니다. 5선 고지에 오른 원조 친윤(친윤석열)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유튜브 채널에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사안에 대해 재판 결과와 특검의 수사 결과가 다를 땐 또 다른 혼란이 발생한다"며 "재판·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그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윤희석 선임 대변인도 같은 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의석수가 많아졌다고 야당 주장에 국민들이 동의한다는 것으로 등치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국회의장이 해외 업무 출장차 출국을 했다"며 "출장 마치고 오면 양당 원대와 국회의장하고 만나면 좋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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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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