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MBC의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자막 논란 보도에 대해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방심위는 1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안건에 대해 이같이 의결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2022년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 당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OOO O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는데요. MBC는 이를 보도하며 ‘국회’ 앞에 ‘(미국)’ 자막을, ‘안 OOO OOOO’ 부분을 ‘안 해주면 바이든은’이라고 자막을 달았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안 해주고 날리면은’이라고 말한 것이고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방심위에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MBC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도를 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접수됐는데요. 이 안건은 한동안 보류됐다가, 외교부와 MBC 간 소송의 1심 결과가 나오면서 논의가 재개됐습니다. 당시 법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음성 감정에서도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명확하지 않아 MBC의 보도가 허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여권 추천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 상임위원, 김우석·허연회 위원은 과징금 3000만원 부과 의견을 냈고, 야권 추천 김유진·윤성옥은 “정치심의와 탄압”이라고 반발하며 퇴장해 의결에 불참했습니다.
김 위원은 “정치심의라는 여론의 거센 비난에도 과징금 액수를 정하기에 이르러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정치심의로 방심위 신뢰를 추락시킨 분들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위원은 “과징금은 경제적 탄압 형태의 제재로 오늘 결정은 방송사 재허가에 반영되기에 인허가 제도를 통해 언론을 탄압하는 것”이라며 “방심위가 대통령 입장이 돼서 일방의 편을 들어 언론사를 제재한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류 위원장은 “언론 탄압, 정치 심의란 말을 했는데 관계자 의견진술, 소위, 전체회의를 거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데 대해 심의 규정에 따라 내리는 결정”이라며 “굉장히 유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방심위의 결정은 ‘문제없음’과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권고’, 그리고 법정 제재인 ‘주의’·‘경고’·‘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됩니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분류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