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 AI연구원은 KB국민은행과 AI 금융 서비스에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또 다른 은행인 우리은행과도 엑사원 활용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금융권 AI 시장에서 엑사원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모습입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AI 허브인 LG AI연구원은 AI 금융 서비스 구축에 나선 국민은행에 엑사원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양측은 본 계약에 앞서 통상 진행하는 기술검증(PoC) 절차를 밟은 상태는 아니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해당 서비스 개발 과정에 엑사원을 상당 부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G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엑사원 도입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LG AI연구원은 국민은행에 엑사원 3대 플랫폼 중 하나인 '유니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니버스는 금융과 화학, 특허 등 특정 분야에서 최신 전문 데이터를 토대로 정확한 답변을 생성하는 데 강점이 있는 언어 모델 기반 플랫폼입니다. 국민은행은 유니버스를 활용해 금융 상담과 질의 응답이 가능한 개인 맞춤 AI 금융비서를 연내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엑사원을 기반으로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해왔다"며 "엑사원 버전은 널리 알려진 2.0이 아닌 더 상위 버전으로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아직 엑사원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가 아닌 만큼 LG가 시범운용 차원에서 국민은행에 유니버스를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형태로 제공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LG AI연구원은 또 다른 시중은행인 우리은행과도 엑사원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지난해 상반기 엑사원을 이용해 상담과 대출 등 금융 서비스 개발에 대한 PoC를 마쳤습니다. 현재 사업화에 따른 구축 비용과 사용료 등에 대한 계약 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은행도 국민은행처럼 유니버스를 도입해 AI 기반 금융 상담 서비스 개발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LG AI연구원은 지난해 7월 '엑사원 2.0'과 함께 3대 플랫폼(유니버스·디스커버리·아틀리에)을 공개했습니다. 현재 그룹 내 계열사는 엑사원을 활용해 디지털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엑사원 2.0은 지난 2021년 선보인 초기 모델(엑사원 1.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4500만건의 전문 문헌(특허·논문)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했습니다. 이중 언어(한국어·영어) 모델로 개발됐으며, 멀티모달(언어·이미지 양방향 생성) 기술도 적용됐습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국민은행 측은 "지난해 말 LG AI연구원 측과 미팅을 가진 적은 있다"면서도 "그 외 어떤 것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엑사원을 기반으로 앱을 제작한 적도 없다"며 "엑사원 도입 방안 논의는 사실 무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