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박영선·양정철' 기용설에 '술렁'…"낭설" "여론 떠보기"

대통령실 "검토된 바 없다" 일축에도 정치권 '시끌시끌'
권성동 "당 정체성 부정하는 인사 안돼"…김용태 "당혹"
홍익표 "현실 가능성 낮아"…추미애 "박 탄핵 직전 분위기"

입력 : 2024-04-17 오전 11:24:0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임으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 후임으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정무특임장관에는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각각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17일 전해지자 정치권이 술렁였습니다. 여당은 "낭설"이라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야당은 "현실 가능성이 낮다"면서 "여론 살피기 의도"라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그만큼 정부 입장에서 새로운 인적 쇄신을 하는 데 있어서 말 그대로 제한 없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정해진 것은 없고 검토 수준으로 안다. 낭설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야당 인사를 기용해서 과연 얻어지는 게 뭔지, 잃을 게 뭔지 잘 판단할 거라고 생각하고 보수 유권자들의 생각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보도를 보고 좀 당혹스럽긴 했다"며 "아무래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군가 상상을 흘렸을 가능성이 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이것이 현실화가 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며 "보수층 입장에서 (이들을) 받아들이기가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참패로 위기에 봉착한 엄중한 시기의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서는 안된다"며 "오늘과 같은 해프닝은 (대통령실) 메시지 관리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이다. 상당히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IMF를 극복하기 위해 보수진영에 있던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셔왔지 않느냐"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는 "여야가 협력관계로 IMF를 극복했다"며 "무난한 (인물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야당은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과 함께 "여론 살피기" 의도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현실화될지는 봐야 될 것 같다"며 "복수의 언론과 어떤 자리에서 통상 대통령실 관계자나 또는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접촉하면서 (보도 내용이) 흘러나왔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론에 흘려서 정치권의 반응이나 또는 여론 동향을 한번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이런 두 가지를 다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무서운 (총선) 민심을 확인한 여러 인사들이 과연 이런 제안을 수락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추미애 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박근혜정부 탄핵 직전에 탄핵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씨를 총리로 지명한 것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며 "그러나 국회 동의도 얻어내지 못하고 실패했다. 박근혜정부가 탄핵으로 마무리되면서 결국 총리 한 사람이 들어가서 뭘 바꾸진 못한다는 게 증명이 됐기 때문에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파괴 공작을 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 이렇게 인사가 진행된다면 임기 초에는 MB 계열 뉴라이트만 쓰면서 'MB 아바타' 소리 듣더니, 이제는 '문재인 아바타'"라며 "끔찍한 혼종"이라고 비판했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국민 반응이 좋지 않자 용산에서는 1차적으로 황당한 이야기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복수의 언론이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 바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것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여론을 살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역시 논평을 통해 "전형적인 '발롱 데세(테스트 풍선)' 수법"이라며 "여론을 떠보기 위해 정보를 슬쩍 흘려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안 되면 다른 사람 거론하고, 꼭 쇼핑하듯 한다"며 "무도하고 무례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해당 보도와 관련,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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