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인수합병(M&A) 전문 인력 모집에 나섰습니다. 사실상 그룹 내 M&A를 주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부문이 진행하는 채용으로, 신성장 동력으로 확보한 플랫폼·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M&A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는 CSO부문은 지난 9일부터 M&A·벤처투자 전문가 경력 인력을 충원하고 있습니다. 채용 대상은 M&A와 벤처투자 관련 경력 5년 이상 보유자로, 해외 딜(Deal) 참여 경험을 필수 요건으로 제시했습니다.
M&A 분야에 합격한 이들은 M&A와 합작법인(JV), 사업 매각 실행(Execution), 인수 후 합병후통합(PMI) 계획 수립 등을 맡게 됩니다. 벤처투자 분야 합격자들은 오픈이노베이션 목적의 벤처업체 지분 투자와 산업·시장 동향 분석, 투자 기회 발굴·심사, 투자 협상 등을 담당합니다.
지난 2019년 말 신설된 CSO부문은 그룹 내 M&A를 주도하는 핵심 조직입니다. 초대 CSO는 당시 부사장이었던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맡았습니다. 그는 2년여 동안 캐나다 마그나와 함께 합작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출범 등 전장 부문 성장성 확보 차원에서 과감한 M&A를 추진했습니다. 2021년 11월에는 CSO부문 M&A 조직이 '실'에서 '담당'으로 격상되기도 했습니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의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올해 2조원을 지분·M&A 투자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특히 기존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M&A와 JV, 파트너십 등 기회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입니다.
조 CEO는 지난 1월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M&A 대상 기업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아직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을 확보해야 하므로 B2B, 신규사업 영역 쪽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며 "올해 1∼2개 정도는 시장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M&A는 대상 기업 조직을 몽땅 인수하거나 상당 부분 인수해 경영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조 CEO는 "JV나 M&A에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데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최근 지분 투자 정도"라며 "조만간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언급한 지분 투자는 LG전자가 같은 달 12일 발표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대한 8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말합니다. 조 CEO는 향후 M&A 분야에 대해 "우리가 신성장 동력으로 가진 플랫폼과 B2B 등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