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최대주주 변경 공시 전 주가가 급등하는 상장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대주주가 바뀔 것을 사전에 인지한 불특정 주체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선행 매매로 차익을 실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주명부 확인, 사망에 의한 주식 상속과 장내매도 등을 제외하고 실제 양수도 대금과 주식이 오가며 최대주주가 바뀐 곳은 모두 34개사입니다.
이들이 최대주주 변경 내용을 공시하기 직전 한 달의 주가 흐름을 조사한 결과, 34개사 중 21개사의 주가가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래몽래인(200350)의 경우 단기간에 51.74%나 뛰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최대주주 변경 공시 후 주가가 오르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기업 체질 개선, 신사업 추진 등 새로운 경영 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경영권을 쥔 새 최대주주가 자신이 매수한 가격보다 기업가치를 더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 내용을 공시하기 전에 이같이 주가가 뛰었다면 정황상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주맥주(276730)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 공시 5일 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지정 사유는 특정계좌 매매관여 과다입니다. 주가가 28.40% 급등하는 동안 단일 계좌에서 많은 주식물량이 매물로 쏟아진 것입니다. 제주맥주는 전일 기준 종가가 3일 전 종가보다 15.10% 상승했고, 당일 특정계좌의 시세 영향력을 고려한 매수관여율이 8.20% 이상인 일수 2일이었으며, 최근 3일간 일평균거래량(정규시장 기준)이 3만주 이상이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위해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이런 내용이 시장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를 이용해 선행 매매를 했다면 미공개 정보 이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올해 들어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많아져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 의심 사례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대주주 변경 공시 전에 주가가 급등하는 상장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