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현대차(005380)의 대표적 플래그쉽(기함)모델인 그랜저(프로젝트명 HG)가 모습을 드러내며 연말 경쟁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지난 25년간 왕좌를 지켜온 '그랜저'는 이번 신모델 출시로
기아차(000270)의 K7이 차지하고 있는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 그랜저HG, 전통에 하이테크 무장
현대차는 지난 17일 신형 그랜저의 렌더링을 공개하고 이후 드라마를 통한 노출 등 사전 마케팅에 나섰다.
신형 그랜저는 이전 디자인보다 더욱 세련된 감각에 전통과 하이테크의 조합이라는 개발 컨셉을 바탕으로 이전 4세대 모델 TG에서부터 강조된 '오너드리븐' 세단으로의 면모를 이어받았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신형 그랜저는 '그랜드 글라이드(Grand Glide)' 디자인 컨셉을 통해 나타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의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그랜저=고급차'라는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역동적이면서도 유려한 후면부 디자인은 보다 젊은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렌더링 공개에 대해 시장에서는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런칭시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출시 시기가 당초보다 다소 늦은 내년 1월초로 미뤄졌지만 이같은 사전 마케팅을 통해 확보될 대기수요는 경쟁차인 기아차의 K7과 지엠대우의 알페온에 충분히 위협적이란 평가다.
◇ K7, 왕좌에서 내려오나
지난해말 출시된 기아차 K7은 첫 달 판매량이 5000대를 뛰어넘으며 준대형급 절대강자인 그랜저를 1위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지난달까지 연간 누적판매대수는 3만6935대로 2만8116대에 그친 그랜저를 비롯해 르노삼성의 SM7(1만974대), 알페온(2450대)을 제치고 국내 최고 대형차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K7은 지난 2월 현대차의 판매실적을 앞지른 이후 매달 그랜저 두 배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최근엔 수요가 급증한 중형급 K5로 K7의 고객이 옮겨가며 월간 4000대를 뛰어넘던 판매량이 2700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K5와 K7을 혼류생산하는 경기도 화성 3공장에서 K7의 생산비중도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일부 고객들은 K7보다는 중후한 디자인의 알페온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대형차 구매 의사가 있는 상당수 소비자층은 구입을 그랜저 출시 이후로 미루고 있다.
◇ 그랜저HG, 5연타석 홈런 치나
다음 달중 사전 계약을 시작으로 내년 1월 판매에 들어갈 신형 그랜저의 성공 포인트는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만족도와 합리적 가격이다.
현대차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역동적인 디자인 철학이 대형급 차종을 선택하는 구매고객의 취향을 얼마만큼 맞출 수 있을 지가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현대차는 "이전 4세대 TG 출시 당시도 기존과는 다른 디자인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됐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반떼와 엑센트 등의 신차출시에서 보듯 기존보다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가격이 소비자가 인정할 만한 수준일지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3000만원대 초반에서 4000만원 중후반으로 예상가격을 기대하고 있는데 기존 2000만원대 후반에서 4000만원 초반이었던 '2010년형' 모델보다는 평균 200만~3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 출시 예정인 르노삼성의 SM7과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유럽 대형차의 진출도 신형 그랜저의 초기 흥행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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