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TV 업계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북미에선 FAST 서비스인 '삼성TV플러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광고 단가를 낮추는 등 광고주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광고 비즈니스 조직인 삼성애즈는 현재 미국에서 머신러닝 모델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합격자는 삼성애즈 내 플랫폼 인텔리전스(PI)팀에서 FAST 서비스인 '삼성TV플러스'의 시스템 개선을 담당합니다. 지원 자격은 관련 분야 석·박사 취득자(최소 2년 이상의 업계 경력자)입니다.
이번 채용은 FAST 시장을 주도하는 북미 지역에서 삼성TV플러스를 고도화해 광고에서 얻는 수익을 더욱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FAST는 별도 구독 절차 없이 인터넷 연결만으로 콘테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주된 수익은 광고에서 나옵니다. 머신러닝 기술로 삼성TV플러스 서비스 질을 높인다면 이는 광고 수익 증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FAST 서비스는 해당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TV, 앱과 웹사이트 접속이 가능한 휴대전화나 태블릿PC 등 기기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와 다르게 FAST는 무료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대신 광고 시청 중간에 건너뛸 수 없다는 점에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채널입니다.
셋톱박스 시대를 지나 '코드 커팅(새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FAST 수익성은 날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FAST 산업 수익은 2022년 40억달러에서 2027년 120억달러로, 5년 내 3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시장에서 수익의 90% 이상은 미국(캐나다 포함)에서 발생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FAST 서비스인 삼성TV플러스를 도입했습니다. TV라는 하드웨어 판매뿐 아니라 삼성TV플러스라는 콘텐츠 플랫폼에서도 새로운 수익(광고)을 창출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깔렸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FAST 시장 진출이 글로벌 TV 판매량에서 2006년 이후 18년 연속 1위(2023년 점유율 30.1%)를 수성하는 데 상당한 이점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VD사업부 서비스비즈니스팀이 지난해 9월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삼성애즈 광고매체소개서'에 따르면 삼성TV플러스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24개국 5억1000만대 이상 삼성 TV·모바일에서 이용 가능합니다. 삼성TV플러스 총 시청 시간은 4억3000만시간에 달하며, 삼성애즈 광고주는 1600곳에 이릅니다.
삼성전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삼성TV플러스 광고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광고 단가를 최대 33%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삼성TV플러스에서 15초 분량 동영상 광고 집행 가격은 기존 1만2000원에서 33% 내린 80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삼성전자가 예상한 광고시청완료율은 15·30초 동영상의 경우 95% 이상, 45·60초 동영상은 90% 이상입니다.
이 같은 삼성애즈 채용과 삼성TV플러스 전략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