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AI 반도체 파도에 올라탄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매출 12조4296억원을 올리며 역대 1분기 매출 중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2조886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3조4023억원 손실)과 비교하면 대규모 흑자전환을 이뤘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올해 1분기에 대한 실적을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4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습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9.9% 늘었고, 영업이익은 734% 수직 상승했습니다. 회사가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낸 건 지난 2022년 3분기(1조6556억원) 이후 6개 분기만입니다.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해 밝힌 SK하이닉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2조1575억원, 1조8551원이었습니다.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회사의 주요 제품이자 AI가 쓰이는 서버나 PC 등에 필수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D램 판매량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AI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HBM3E 12단도 올 3분기 개발을 완료해 이후 고객 인증을 거쳐 수요가 본격 늘어나는 내년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고 이날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밝혔습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의 HBM 캐파(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올해 이후 HBM 시장은 여전히 AI 성능 향상 위한 모빌리티 확대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 다양한 요인으로 급격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올해도 감산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섭니다. 박성환 SK하이닉스 IR담당은 “가동률이 100% 회복하더라도 선단 공정 전환 과정에서 웨이퍼 생산 캐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올 연말 D램 업계 캐파는 과거 피크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낸드의 경우 일반 응용처 수요 개선이 의미있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HBM과 같은 공급상 제약이 없는 점 고려하면, D램 대비 신중하게 가동률 회복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전날 SK하이닉스는 청주시에 건설할 신규 팹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팹 건설에 약 5조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첨단 패키징 공장 등 미래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