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윌링스, '영끌'로 부동산 매입…유동성 악화에 또 자금조달 가능성

바닥난 현금에도 270억원 부동산 매수…총자산 260억원대
2회 CB 자금 부동산 매수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 높아
신사업 추진에 추가 자금 드는데…CB 추가 발행 가능성

입력 : 2024-05-0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5: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태광 부품 제조사인 윌링스(313760)가 반도체 첨가물 제조업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조달하는 자금 대부분을 부동산 매입에 사용하고 있다. 이에 현금성 자산이 바닥난 윌링스는 신사업용 설비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추가 메자닌을 발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윌링스는 최근 유상증자 등 납입일 연기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등 그동안 투자자 유치에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윌링스에 추가 메자닌 투자가 필요한 만큼 재무 경쟁력 강화를 통한 투자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윌링스 본사 전경(사진=네이버)
 
통 큰 부동산 매입에 자금 '영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윌링스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270억원에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윌링스의 전체 자산총계(263억원)보다 7억원이나 높은 가격의 부동산 매입이다. 윌링스는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사무실 확충 및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윌링스는 부동산 매입 자금은 보유 현금 및 차입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라 밝혔다. 윌링스는 지난 4월18일 계약금 54억원을 지급했고, 오는 5월3일 중도금 54억원, 7월26일에 잔금 162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윌링스는 지난 4월12일 8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하고 받은 자금을 계약금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도금과 잔금 총 216억원이 남았지만 윌링스의 자금 사정은 남은 금액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윌링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억원, 단기금융상품은 2억원으로 총 현금성 자산은 3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보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윌링스는 지난해 말 이미 보유 건물 등 부동산에 대한 담보 설정액이 1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윌링스 유형자산 평가액 119억원을 상회하는 담보 대출이다.
 
사업을 통한 현금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윌링스의 매출액은 170억원으로 2022년(523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영업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각각 -76억원과 -51억원을 기록해 현금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윌링스는 200억원 규모의 제2회 전환사채 발행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4월30일이 납입일로 예정돼 있다. 해당 전환사채 자금의 사용용도는 운영자금이다. 운영자금에 시설자금도 포함되는만큼 해당 전환사채 자금은 강남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제2회 전환사채 조달자금의 대부분이 부동산 매입 자금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작 신사업을 위한 원료 및 설비 매입 자금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향후 캐리의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가 추가 발행될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유동성 악화에 추가 메자닌 발행 가능성도
 
지난 2022년 6월 윌링스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를 각각 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대폭 상향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향후 신종자본증권 발행 여유를 확보 한 바 있다.
 
또한 윌링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반도체 첨가물 제조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윌링스가 부동산 매입을 통해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공표한 만큼 후속 조치로 설비 등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비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선 부동산 매입 자금 이상의 외부 자금 유치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윌링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도체 첨가물 제조 사업 등은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동종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수천억 원대의 자금을 설비 투자 등에 쏟아붓고 있다. 삼양사(145990)의 반도체용 감광액 제조 계열사인 엔씨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기계장치 장부금액은 444억원에 달한다. 윌링스가 부동산 매입 자금 이상의 외부 자금을 끌어와야 설비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투자 의향이 있는 투자자를 확보해 메자닌 발행을 성사시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현 상황에서 가장 빠른 자금 조달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사채의 경우 다소 높은 이자를 지급하더라도 투자자를 찾을 수 있다면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25일 윌링스는 유상증자 납입기일 및 전환사채 납입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한 사유 등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윌링스의 벌점은 6점이나, 1점 당 400만원의 공시위반제재금을 납부해 벌점을 피해갔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영상 최적의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납입기일이 연기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향후 윌링스는 신사업 투자를 위한 투자자를 찾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를 찾기 위해선 재무구조 강화가 필요하지만 윌링스의 영업손실폭은 매년 커지고 있다. 2022년 127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36억원으로 커졌다. 아울러 같은 기간 70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 규모는 지난해 결손금 109억원으로 전환됐다. 원가율 상승에 영업손실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자 비용 등이 14억원에서 28억원으로 커지면서 손실폭이 커진 까닭이다.
 
윌링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4월30일 2회 전환사채 납입이 완료될 경우 향후 자금 사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짤 계획”이라며 “2회 전환사채 발행 이후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은 현재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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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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