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추진 단지, 재건축 선회 놓고 '갈팡질팡'

'사업속도' 리모델링, '수익성' 재건축 사이 고심
대치2단지 재건축 전환…동작 '우극신' 리모델링 유지
건설사 리모델링 관심 여전…재건축 '대체제' 한계 뚜렷

입력 : 2024-04-29 오후 4:02:52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정부의 도시정비사업 활성화와 규제 완화 움직임에 서울 시내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 유지로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 동력을 잃으면서 리모델링이 대체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서울 시내 주요 단지 조합들이 리모델링 사업 추진과 재건축 전환 사이에서 고심하는 가운데 업계와 전문가들은 수익성을 고려해야하는 도시정비사업 특성 상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 추진을 선택하는 조합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치2단지 재건축 전환…거여1·풍납 강변현대도 선회 유력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뉴스토마토)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가 기존 리모델링에서 재건축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대치2단지 내 '대치2단지 정비사업 정상화 모임'은 다음 달 중으로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주민 발의 형태로 기존 리모델링조합 해산총회를 열어 통과시킬 예정입니다. 
 
한 대치2단지 입주민은 "재건축 전환 시 소요되는 시간과 급증한 공사비 등을 감안해 리모델링을 지속 추진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추후 사업성 등을 고려하면 재건축 추진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대치2단지 외에도 서울 송파구의 송파 거여 1단지와 풍납동 강변현대아파트도 최근 리모델링 조합 해산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우극신, '빠른 사업' 위해 재건축 아닌 리모델링 
 
반면 리모델링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는 단지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가 서울 동작구 우성2·3단지·극동 아파트입니다. '우극신'으로도 불리는 해당 단지는 지난 5일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습니다.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7일입니다. 
 
현재 우극신 리모델링 사업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등 주택 강자 들이 참여를 검토 중입니다. 연초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움직임에 우극신 리모델링 조합 측이 재건축으로 사업을 전환할 것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리모델링 원안을 그대로 추진할 방침입니다. 조합 측은 재건축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사업성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미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위해 지출한 비용도 적지 않고 재건축 전환 시 사업성이 대단히 개선되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 할 것"이라며 "재건축 완화 방안이 법 개정 사항이다 보니 시일이 걸릴 것으로도 예상할 것이다. 때문에 더 이상 노후아파트를 방치할 수 없다는 의지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모델링, 건설사 관심 지속…한계도 뚜렷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 인기 저하에도 다양한 리모델링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주요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등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GS건설은 지난 23일 노후 아파트의 진단과 디자인, 시공,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리모델링 서비스를 자회사 하임랩을 통해 론칭했습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밝힌 삼성물산은 올해 마수걸이 수주로 잠원 강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유력합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다만 전문가들은 수익성이 중요한 도시정비사업 특성 상 리모델링은 한계가 뚜렷하기에 재건축·재개발을 대체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일반대학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개정안 통과를 위한 난관은 있겠지만 정부가 1기 신도시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등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주는 상태"라며 "환경적인 영향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밖에 없는 소수의 단지를 제외하면,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재개발의 대안의 형태로만 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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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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