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미·사우디 상호방위조약 근접"…가자지구 휴전 추진

미,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로 휴전 압박

입력 : 2024-04-30 오전 8:24:32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상하이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관계 정상화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사우디 방위조약이 완료에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특별회의 참석차 사우디 리야드를 찾아 "미국과 사우디가 합의 측면에서 함께 진행해 온 작업이 잠재적으로 완료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가자지구 평화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내세우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 모두를 압박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직전까지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사우디는 관계 정상화 대가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준의 상호방위협정 체결과 민간 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관련 논의는 중단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논의가 재개되면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 중단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양국의 수교 논의 진전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에 휴전 합의에 응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는 "하마스가 받아 든 제안은 이스라엘로선 대단히 관대하다"며 "그들(하마스)은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그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는 하마스에도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으면 하마스는 서방에 적대적인 이란 외엔 의지할 세력이 없어 고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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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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