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번째 어린이날…‘아동학대’ 여전

스스로 방어 능력 부족…아동 복지·인권 강조돼야
누구든지 아동학대 신고 가능

입력 : 2024-05-07 오후 3:10:17
[뉴스토마토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소속된 모임 ‘색동회’가 주축이 돼 어린이날을 5월1일로 정했는데요. 올해는 102번째 어린이날입니다. 1961년에는 아동복지법이 제정되면서 5월5일로 정해졌고, 아동의 복지와 인권 보장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습니다.
 
아동의 복지와 인권이 강조되는 것은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부족한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아동은 피해를 알리기가 힘들고 누군가 발견해도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려우며, 학대에서 즉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듭니다.
 
어린이날 맞이 태권도 공연(사진=뉴시스)
 
7일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목숨을 끊은 부모에 의해 살해된 아동은 모두 14명으로 2018년(5명)과 비교해 180% 증가했습니다. 부모가 가하는 아동학대는 더욱 발견이 어려운데요. 발견하더라도 어린 아동과 부모를 적극적으로 분리하기도 까다로워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습니다.
 
아동학대의 분류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는 아동학대를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및 유기 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주체가 되고 아동의 유기 및 방임은 보호자가 주체가 됩니다.
 
‘신체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에게 우발적 사고가 아닌 상황에서 신체적 손상을 입히거나 신체 손상을 입도록 한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가장 흔한 유형의 학대 유형으로 △직접적인 신체 가해 △도구를 사용한 신체 가해 △완력을 사용한 위협 △유해 물질을 이용한 가해 등이 모두 해당됩니다.
 
‘정서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에게 행하는 언어적 모욕, 정서적 위협, 감금이나 억제, 기타 가학적인 행위를 말합니다. 정서학대는 △아동에 대한 적대적·경멸적 언어폭력 △잠을 못 자게 하는 행위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 △형제나 친구와 비교, 차별 및 편애 △가정폭력 목격 등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집니다.
 
‘성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자신의 성적 만족을 목적으로 18세 미만 아동에게 행하는 모든 성적 행위를 말합니다. 성학대는 △성적 만족을 위해 아동을 관찰하거나 아동에게 성적인 노출을 하는 행위 △아동을 성적으로 추행하는 행위 △유사성행위 △성교 행위 △성매매를 시키거나 매개하는 행위 등이 해당됩니다.
 
‘방임 및 유기’는 보호자가 아동을 위험한 환경에 두거나 아동에게 필요한 의식주, 의무교육, 의료적 조치 등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를 말하며, 유기란 보호자가 아동을 버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거나 불결하고 위험한 상태에 아동을 방치하는 등의 물리적 방임 △의무교육을 시키지 않는 교육적 방임 △필요한 의료적 처치를 하지 않는 의료적 방임 △아동을 보호하지 않고 시설 등에 버리는 유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아동학대 처벌 및 대응
 
아동복지법 제17조는 누구든지 아동에게 해서는 안 되는 금지행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을 매매하거나 아동에 대한 성적·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 유기 및 방임 등을 금지하고 아동을 이용해 돈을 벌거나 아동의 금품을 임의로 사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반하면 행위에 따라 최대 10년의 징역에 처하게 됩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살해하면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등 특별법에 따라 가중처벌 규정도 두고 있어 아동학대범죄는 엄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아동학대의 특성을 반영해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는 ‘신고의무자’를 정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를 발견하기 쉬운 26개의 직군(유아교육법상 교직원, 아동복지시설의 장과 종사자, 의료인 등)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신고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됐거나 의심이 있으면 신고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가 있으면, 경찰이나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동행해서 출동할 수 있습니다. 학대피해가 확인되고 재학대의 위험이 급박·현저하면 경찰이나 공무원은 학대범죄를 제지하고 학대행위자를 격리하며 피해아동 등을 보호시설로 인도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2023년 8월8일 영아살해죄가 폐지되면서 영아를 두텁게 보호하게 됐는데요. 아직 존속살해는 가중처벌 하면서도 비속살해는 일반적인 살인과 같이 처벌됩니다. 이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부모에 대한 범죄만을 더 심각하게 인식한 결과로 볼 수 있는데요.
 
비속살해도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해 가족구성원이 동등하다는 방향의 인식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사후적 처벌도 중요하지만, 인식 변화를 통한 예방의 노력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lawyer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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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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