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최근 대구지법은 식당에서 6만7000원 상당의 음식을 무전취식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10월 대구 수성구의 한 식당에서 고기 등을 을 먹은 뒤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말하고선 결제하지 않고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여러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매우 많고 누범기간(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하면서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소액이라도 상습적인 무전취식은 실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025년 6월27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내 한 매장에서 자영업자들이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3.4%는 전년 대비 올해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29.8%였으며, '개선'은 6.8%에 그쳤다.
지난 19일 대전둔산경찰서는 무전취식한 40대 B씨를 사기 및 폭행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B씨는 대전 서구의 한 술집에서 75만원 상당의 술과 음식을 먹고 그대로 도주하려다 사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B씨는 전과가 50여차례에 이르고 누범기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월에 제주에서는 점심 식사 중인 경찰관이 여러 차례 무전취식한 혐의로 수배 중이었던 60대 C씨를 검거하기도 했습니다. C씨는 혐의를 부인하며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그 식당에도 결제할 돈이 없어 경찰관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겁니다. 경찰은 C씨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습니다.
무전취식은 경범죄 처벌법의 처벌 대상으로 규정돼 있을 정도로 경미한 범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안 낸 돈을 내면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값을 낼 수 없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없었더라도 경범죄 처벌법의 적용을 받아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경범죄 처벌법은 영업용 차 또는 배 등을 타거나 다른 사람이 파는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제값을 치르지 않은 사람을 무임승차 및 무전취식으로 보고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1일 이상 30일 미만) 또는 과료(2000원 이상 5만원 미만)에 처하도록 합니다. 경범죄 처벌법을 위반한 범칙자에게는 우선 범칙금을 통고하고 이를 납부하면 추가로 처벌받지는 않도록 하는 처벌의 특례가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 기한 내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즉결심판에 넘겨져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음식값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무전취식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사기죄에서 기망의 수단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일정한 사항에 관해 허위의 외관을 표시하는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기망이 가능합니다.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사람이 일정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이 착오에 빠진 상태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됩니다. 결국 처음부터 음식값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 없이 음식을 주문해서 취식하면 기망행위에 해당하게 되고 사기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무전취식으로 구속 기소되거나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는 사례는 보통 몇 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몇 번은 약식명령을 받아 벌금형을 선고받지만, 여러 차례 적발되면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단계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돼 실형을 선고받게 되는 겁니다.
사기죄는 지난 2025년 12월 개정을 통해 법정형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로 상향됐고, 이에 따라 상습으로 사기를 저지르면 2분의1이 가중돼 30년 이하의 징역 또는 7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상습사기의 상습성은 사기행위를 하는 행위자의 습벽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습벽의 유무를 판단할 때 사기의 전과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지만, 사기의 전과가 없더라도 범행의 횟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사기의 습벽이 인정되면 상습성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전과가 없더라도 반복적으로 무전취식을 하다 적발됐다면 상습성이 인정될 수도 있는 겁니다.
무전취식을 당한 입장에서 괘씸한 마음에 폐쇄회로TV(CCTV) 영상이나 캡처한 사진을 가게에 게시하거나 온라인에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전취식으로 피해를 당했다면 수사기관에 신고해 범인을 잡고 피해를 변제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반복적으로 무전취식을 해 적발된 사람들은 큰 죄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무전취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포되면 돈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변명하거나, 실제로는 돈이 없음에도 내일이면 돈이 생겨 변제할 수 있다는 등의 금방 들통날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시도하기도 합니다. 무전취식에 중독되는 등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적절한 치료가 병행될 필요도 있습니다.
무전취식으로 인한 피해액은 비교적 작지만 상습적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키고 주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경범죄 처벌법에 따른 형량을 상향하고 음식점마다 경고문구를 배포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음식점을 운영한다면 매장 내 CCTV를 설치하고 선불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예방책을 마련해 무전취식을 사전에 막는 것이 피해를 당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lawyerm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