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부 2년)민생 파탄…멈춰버린 한국 경제

윤 정부 출범 2주년, 3년차 경제
수출 반등에도 내수 부진에 고물가 '여전'
세수 결손 56조원…역대 최대 세수 펑크 '오명'
2%대 물가상승률 공언에도 불확실성 상존

입력 : 2024-05-08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윤석열정부가 오는 10일로 출범 만 2년을 맞는 가운데, 민생·경제 부문은 낙제점으로 평가됩니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고물가·고금리로 대표되는 '3고' 현상은 민생을 특히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물가를 실질임금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는 제한됐고, 이로 인한 내수 침체는 장기화되는 형국입니다. 여기에다 급격하게 오른 금리로 인해 이자 부담도 한층 커졌습니다. 이는 결국 지난 4·10 총선에서 '정권심판' 심리로 작동,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 참패를 안겨줬습니다. 그럼에도 국정 운영 기조의 전환은 보이질 않습니다. 서민들의 한숨은 계속해서 길어질 전망입니다. 
 
7일 <뉴스토마토>가 국내외 주요 기관이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산한 결과, 총 8곳의 평균치는 2.26%로 추산됐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 국제통화기금(IMF) 2.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 한국개발연구원(KDI) 2.2%, 아시아개발은행(ADB) 2.2%, 정부 2.2%, 한국은행 2.1% 등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등 예상치를 밑도는 선진국들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감안하지 않은 예측치로 변수가 복병처럼 산재돼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GDP는 1.4%로, 코로나19 팬데믹에 시달렸던 2020년(-0.7%)과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덮었던 2009년(0.8%)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구조적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보수정권이 '경제'와 '성장'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거시경제 지표마저 역행한 부분은 윤석열정부에 뼈 아픈 대목입니다. 
 
7일 <뉴스토마토>가 국내외 주요 기관이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산한 결과, 총 8곳의 평균치는 2.26%로 추산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고물가·고금리에 민생 악화…세수 펑크까지
 
지난 2년간 한국 경제는 대부분 수출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수출 대기업 중심의 불안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출 반등 이면을 보면 부진한 고용 환경과 고물가·고금리에 허덕이는 민생경제가 이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임금근로자 2208만2000명 중 9.2%는 100만원 미만(월평균 임금)을 버는데, 사실상 저임금 근로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특히 단순노무 종사자 10명 중 3명은 월급이 100만원에 못 미치고, 절반 이상은  200만원 미만에 불과합니다.
 
고용도 부진합니다. 올 3월(마지막 영업일 기준) 1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은 1993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분기 예상보다 성장률이 높게 나왔지만, 한국은 구조상 수출과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불안한 상황에서의 개선"이라며 "인플레이션도 여전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3.5% 기준금리도 1년5개월째 누적되면서 고금리 압박은 민생 경기와 내수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고물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2년 당시 물가 상승률이 5~6%대에 머물렀고, 최근까지도 3%대 고물가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습니다. 정부가 공언한 2%대에 간신히 도달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와 할당관세 적용,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등 정책을 펼쳤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걸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올 1월 실질임금은 11.1% 줄었습니다. 2월에는 설 명절 상여금 지급이 있었음에도 8.2% 늘어나는 데 그쳐 올해 누계 실질임금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민생뿐만 아니라 재정 안정성도 낙제점입니다. 작년 국세수 수입(344조1000억원)이 해당년도 본예산 전망치(400조5000억원) 대비 56조4000억원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 발생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사진=뉴시스)
 
 
'물가 안정' 공언…현실은 '먹구름 가득'
 
정부는 1분기 성장률 반등, 하반기 물가 안정 등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닥친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곧 나라의 전반적인 재정 운용 방향을 정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회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한 편성의 얼개를 엿볼 수 있다.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저출산 대책·청년 일자리 지원 정책과 올 상반기 민생토론회에서 제시된 240개 과제도 원점에서 우선순위를 지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워낙 낮았기 때문에 전년 동기비로는 개선되겠지만, 소비와 건설·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인한 고유가 상황 등 외부 상황도 하방 요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물가 불안 요소가 여전합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습니다. 그렇지만 중동발 갈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고환율 상황 지속으로 먹구름이 낀 상황입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올 하반기 물가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이미 상반기부터 물가가 어느 정도 잡혔어야 하는데, 잡히지 않았다.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이라며 "물가에 더해 외부 요인, 특히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약화하며 내수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설 민주노동연구원 측은 "22대 총선 결과는 민심이 윤석열 정부의 퇴행과 폭주를 매섭게 심판하고 국정의 대전환을 촉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년간 거듭된 부자감세와 재정 악화로 인해 복지, 민생 정책은 축소되고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 각종 규제 완화와 무분별한 개발 정책, 친재벌·반노동 정책이 추진됐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 요구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정의당 환노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환노위 야당 위원들은 모성보호3법과 임금체불금지법 등의 처리를 주장하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권을 보위하기 위해, 정부는 국민의힘 핑계를 대고 민생을 내팽겨쳤다”며 “당신들의 정치를 위해 노동자와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3월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딸기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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