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 사태
’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 라인야후의 행정지도 보고서에 네이버 지분 매각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 대통령실은 이러한 내용을 네이버가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
이에 오는 7월 1일로 예고된 라인 강탈의 ‘시한장치’는 잠시 멈춘 상태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의 소강상태일 뿐입니다. 일본 정부가 최근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또 다른 ‘시한장치’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라인 사태와 관련 들끓는 한국과는 달리 큰 변화가 없는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지난 10일 라인야후에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자본 지배를 상당 정도 받는 관계와 그룹 전체 보안 거버넌스의 본질적 재검토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는데요. 14일에는 “(네이버에 의한) 지배적 자본관계도 포함해 과제가 있다”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합니다.
이는 민간 기업 간 자본관계에 일본 정부가 이례적으로 관여를 한 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누가 뭐라 하든 우리가 갈 길을 가겠다’라는 입장으로도 비춰집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외교 문제로 비화할까 전전긍긍하며 미온적 태도를 취한 것과 대조됩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우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실무 라인에서 격식 없는 이메일을 보내 ‘조사 협조를 요청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문의한 사실도 확인됐는데요. 이 또한 일본 정부의 저의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서 정식 요청을 하면 될 것을 실무 차원의 ‘캐쥬얼’한 이메일을 보내 우리 정부를 떠 본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가 “(우리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라고 피력한 점도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사실상 경영권이 소프트뱅크에 있다고는 하더라도 절반의 지분을 가진 다른 모회사에게 자회사 CEO가 지분을 팔라고 주장하는 것은 ‘뒷배경’이 없이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런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일본 정부가 ‘보안 거버넌스’를 이유로 표정 관리를 하면서도 수면 아래에 ‘강탈’을 위한 공작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이는 일종의 ‘화전양면’(和戰兩面)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입장에서는 어쩌면 ‘따뜻한 무관심’이 절실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숨겨진 발톱을 드러내며 강탈의 야욕을 드러낸 만큼 이번 라인 사태는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습니다.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붙는 여론에 정부도 우리 기업의 부당한 조치에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데요. 이에 정부가 네이버와 면밀히 소통하고 단호한 스탠스로 네이버의 이익과 국익을 위한 결과를 내 국민의 우려를 해소해 주길 기대해 봅니다.
배덕훈 IT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