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현문 변호인단 8번째 사임…유언장 ‘변수’

법무법인 친구 “곧 사임 예정”…공판 중 변호인 사임 잇따라
법조계 “8번 사임은 이례적, 재판 지연될 수도”
형제 화해 당부 유언장 알려져…쌍방 고소 취하 관심

입력 : 2024-05-17 오전 11:48:1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변호인단에서 사임서가 추가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추가되면 이례적으로 1심 공판 중 8번째 사임이라 재판 변호에 차질이 있습니다. 최근 공판에선 검찰이 변호인 측의 재판 지연 의심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형제간 우애를 당부한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장을 계기로 고소 취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 3월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아버지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현문 변호인단 중 법무법인 친구에서 변호를 맡던 박규택 변호사가 지난 총선을 거쳐 국회의원 당선(국민의힘)인 신분으로 바뀌었습니다. 해당 법무법인은 다른 대리인을 내세우지 않고 변호인단에서 빠질 예정입니다. 법무법인 측은 “재판 승계 계획은 없다”며 “곧 사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되고 2023년 3월13일 첫 공판이 진행된 이후 변호인단 내 사임이 잇따랐습니다. 이번까지 포함해 총 8건 사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별 사임 이유는 불분명하나, 대리인이 자주 바뀌면 사건 숙지나 일관된 변호 논리를 전개하는 데 어려움이 따릅니다.
 
재판 일정도 지연될 수 있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8번 사임은 확실히 이례적”이라며 “다음 변호인이 곧바로 승계하지 못하면 재판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공판에선 검찰이 재판 기일과 관련해 변호인 측이 의도적 지연시킨다는 의심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사건 배경에 대한 반대신문이 이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효성 측이 강요미수를 고소한 동기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효성 측의 고소 취하는 가능합니다. 강요미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을 받지만, 취하 시 형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취하하면 재판에 반영돼 만약 유죄가 됐을 때 아무래도 형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강요미수 재판은 조현문 전 부사장이 2014년 형인 조현준 회장을 횡령·배임 의혹으로 고소·고발해 조 회장 측이 맞고소한 건입니다. 강요미수 혐의는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비리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효성 측에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란 보도자료 배포와 함께 효성 계열사 내 조 전 부사장 보유 주식 매입을 요구했다는 내용입니다. 조 회장에게 제기된 횡령·배임 혐의의 경우 1심에서 2년 실형을 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 3년이 선고돼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태입니다.
 
이 가운데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유언장엔 형제간 화해를 당부하는 유지와 의절 상태인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도 유류분을 상회하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쌍방이 유지를 받들어 고소를 취하하는 등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됩니다. 다만 유언장 내용이 알려진 직후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은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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