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한달 새 시총 1조 증발…멀티레이블 '의구심'

주가 한달 새 13%대 밀려
어도어와 분쟁에 "멀티레이블 체제, 아직 과도기 단계"

입력 : 2024-05-21 오후 4:39: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하이브(352820)의 시총이 한달 사이에 1조원 가량 증발했습니다. 르세라핌 라이브 논란을 시작으로 어도어 분쟁 등 부정적 이슈가 연달아 터지면서 멀티레이블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난 영향인데요. 지난달 22일 어도어 감사권을 발동한 하이브의 주가는 한달 사이 13.03% 하락해 21일 종가 기준 18만원대까지 내려갔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마저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하이브 주가를 계속해서 끌어내리는 모습입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8만8000원으로 전일(19만1200원) 대비 1.67%(3200원) 하락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5거래일 연속 19만원대를 보이다 이날은 18만원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하이브 주가는 어도어 감사권 발동을 발표한 지난달 22일에만 7.81%(1만8000원)이 하락했는데요. 어도어와의 분쟁이 한 달여간 이어지면서 주가는 13%대로 밀렸습니다. 시가총액은 8조8510억원에서 7조8305억원으로 한달 사이 1조204억원 가량 증발했습니다. 
 
하이브 사옥.(사진=하이브)
 
앞서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시스템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뉴진스의 뒤를 이어 TWS가 K팝 그룹 데뷔 앨범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간 음반판매량) 8위, 아일릿이 역대 걸그룹 데뷔 초동 1위라는 호실적을 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최근 이 멀티레이블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난달 13일, 20일 코첼라 무대에서 보여준 르세라핌의 라이브 실력은 '공장형 아이돌 시스템'의 한계라는 비판을 불렀습니다.
 
계속되는 어도어와 갈등도 문제입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민희진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감사권을 발동한 사실을 공표했는데요. 하이브는 민 대표가 하이브 보유 어도어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기 위해 기밀을 유출했으며,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뉴진스 계약 해지 권한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두고 민 대표는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기 때문에 갈등이 시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는데요. 이후 하이브와 어도어의 폭로전은 한 달 가까이 지속되는 중입니다. 민 대표는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현재 법적 공방이 진행 중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이브는 올해 1분기 실적마저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하이브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360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 감소한 14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장 기대치 매출 3804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밑도는 수치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업계에서 멀티레이블 체제는 아직 과도기인 것 같다"며 "회사의 체계나 시스템이 (일반)대기업처럼 잘 갖춰 있느냐고 봤을 때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브 사옥.(사진=하이브)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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