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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 4월 <IB토마토>의 리그테이블을 보면 하이투자증권이 주식자본시장(ECM) 유상증자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리는 이변을 낳았다. 중형 증권사임에도 세 건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대형사 못지않은 주관 실력을 입증했다. 현실적으로 조직과 인력 등 규모면에서 한계가 분명함에도 얻어낸 성과다.
이영재 하이투자증권 ECM실장은 '선택과 집중'이 비결이라며 "무엇보다 하이투자증권의 저력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딜을 선별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DGB금융지주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발맞춰 전국구 시중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는 만큼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딜 발굴이 목표다.
<IB토마토>는 이 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상증자 시장 현황과 하이투자증권의 ECM 전략을 들어봤다.
이영재 하이투자증권 ECM실장(사진=아이비토마토)
다음은 이 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맡고 있는 업무와 조직에 대해 설명해달라.
△하이투자증권 IB조직 내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총괄하는 IB1부문에서 ECM실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하이투자증권 ECM조직은 12명이 근무 중이며 기업공개(IPO)와 프리IPO,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유상증자에서 하이투자증권이 주관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업계 종사자로서 순위에 대해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지만 순위를 위해 운영하지는 않는다. 다만 여타 다른 대형 증권사에 비해 조직과 인력에서 한계가 있지만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 것이 좋은 실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 중형 증권사의 경우 투자금융(IB)업무에서 대형사에 비해 조직과 인력이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딜을 주관할 때 리스크 대비 수익성에 대해 검토했고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의 리스크가 확인될 경우에서만 딜을 참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상증자 주관이 까다로워졌다. 하이투자증권만의 성공 비결은.
△리스크가 아예 없는 딜은 세상에 없다. 정도의 차이지만 관건은 리스크가 발생할 때 얼마나 빨리 알아내고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유상증자도 마찬가지다. 리스크는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자금을 투입하는 의미다.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추진 중인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증권사로서 기업과 함께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최근 유상증자를 주관한
다원시스(068240)의 경우 하이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를 주관했다. 그만큼 회사의 많은 부문을 알고 있었고 기업의 지속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유상증자 주관 제안이 들어왔을 때 현재 기업의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시장을 설득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들어 중견·중소기업 유상증자에도 대형 증권사가 참여하고 있다.
△실제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보다 공격적인 딜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다. 수장들이 교체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 증권사의 경우 국내 투자금융(IB)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정평이 인물이 신임 대표로 왔다. 주관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인지 시장에서도 난색을 표하는 딜에도 과감하게 뛰어든다.
이런 상황에 맞물려 유상증자에 나서는 중견·중소기업도 늘었다. 고금리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회사채 발행보다는 유상증자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DGB금융지주가 시중금융그룹으로 전환하는 데 앞서 대표이사도 교체됐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로 고민이 깊다. 수익성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ECM을 비롯한 몇 개 사업부에선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이들 사업부를 키우는 한편 시중은행 금융지주에 걸맞은 조직으로 키우지 않을까 한다.
대구와 영남권을 기반으로 둔 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만큼 ECM 사업에선 새로운 기업 발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영남권의 알짜 중견·중소기업 같은 경우 금융에 대해 익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술력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주식이나 채권시장에는 소극적이다. 이들 기업이 하이투자증권 IB의 새로운 사업 영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