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조 집행부 총사퇴에 임단협 '발목'

지난해 이어 올해도 임단협 해 넘길 듯
불황 철강업계 경영에도 타격 입을 수도

입력 : 2024-06-11 오후 3:57:3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제철 노동조합 집행부 총사퇴에 올해 현대제철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임단협도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임단협이 계속해서 해를 넘길 경우 불황에 빠진 철강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워 회사 경영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최대 노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 충남지부에서 임원 보궐선거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충남지부의 지난 임단협 과정에서 노사 협의 결렬에 따른 책임을 집행부가 지고 총사퇴하면서 진행되는 선거입니다.
 
당시 현대제철 노조 5개 (충남·인천·포항·순천·당진하이스코) 지회 중 3곳이 노사 의견안을 가결시키며 2023년 임단협이 타결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충남지회에서 부결시키며 임단협 타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과반에 따라 임단협은 타결이 됐으나, 최대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는 충남지회가 아직까지 집행부를 구성하지 못해 올해 임단협이 또다시 난항에 빠지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가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투쟁 중인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통상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는 임단협을 위한 첫 자리인 상견례가 진행되지만, 집행부가 구성되지 않아 임단협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임단협도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노조 관계자는 "6월 중순쯤 보궐선거가 끝나면 8월쯤에나 노사 상견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노사 간 입장차가 분명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올해 임단협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임단협이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될 경우 임금 인상에 따른 소급분을 적용시켜야 하는데, 이를 예상치 못해 불황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이 글로벌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현대제철이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9478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9%, 82.3% 감소한 수치입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도 철강업계의 불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서 사장은 지난 10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기념사를 통해 "철강업계의 경영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 일로를 거듭해 불황의 어두운 터널은 그 끝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고 사업 전략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회사와 개인의 역량을 같은 방향으로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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