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다음달 그룹사를 포함, 50~70여명을 축소하는 임원 인사 단행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KT 본사와 자회사에 걸쳐 상무급 이상에 대한 인사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비용 최소화라는 김영섭 KT 대표 경영스타일을 본격 내세우는 인사가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1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KT는 이달 말 김영섭 대표와 사장단이 참석하는 그룹사 회의를 열고 7월 초 자회사를 포함해 50~70여명의 임원 수를 줄이는 인원 인사를 계획 중입니다. KT 고위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들에게도 내보내야 할 인원을 선별하라는 지시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달 말 추가 그룹사 회의를 통해 최종 인사 규모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자회사에 걸쳐 인사가 단행된다는 것은 본사의 축소 인원이 자회사로 이동하고, 자회사 임원들이 퇴직을 하는 밀어내기식 그림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외부 인재 영입을 위한 인사라기 보다, 조직 사이즈를 줄이기 위한 인사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지난해 취임 이틀 만인 9월1일 이권카르텔 명분으로 3명의 임원에 대한 보직해제를 진행한 바 있고, 이후 LG CNS 출신, 검사 출신으로 인물 영입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임원진을 정리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란 의미입니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는 예년 10~11월께 진행되는 조직개편과 연결고리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조직이나 선로분야를 아웃소싱 하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는 내부 시각이 많습니다. 기존 유선부문의 인력을 줄이려는 차원이죠.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합친 AICT를 목표로 하는 까닭에 인력 재배치도 필요한 까닭입니다. 지난해 11월30일 진행된 2024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는 상무보 이상 임원 20%가 축소된 바 있죠. 상무 이상의 임원은 기존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각각 줄었습니다. 올해는 조직개편을 통해 전체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란 것입니다. KT 다른 관계자는 "조직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큰 폭으로 진행되면 경영에 부담될 수 있으니 조직개편에 앞서 사이즈를 줄이는 작업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업계에서는 KT의 조기 임원인사설과 관련해 김영섭 대표가 본인 색채 드러내기에 적극 나선 것이란 평가를 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재무통 출신이자 LG에서는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립니다. LG CNS 대표 시절에도 대표 취임 후 비주력 사업과 계열사 정리에 나선 바 있습니다. 당시 원신스케이텍 흡수합병, 금융자동화(ATM) 매각, 에버온 매각 등이 진행됐습니다. 주주들 앞에서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겠지만, 구조조정은 기업의 기본적 역할이라는 지론을 펼치기도 했는데요. 김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조의 조정 없이 혁신이 되겠습니까.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은 안 하겠지만 아주 정상적인 구조조정은 순리에 따라 계속해 나가는 것이 기업의 기본적인 역할입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당장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 요원한 상황에서 인력 축소는 수치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요소로 꼽히기도 합니다. 매년 대규모 정년퇴직 인원이 발생하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적 인력 축소까지 더해지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습니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각각 6000억원과 4000억원 대 분기 인건비를 지출하는 것과 달리 KT는 1조원 이상을 분기 인건비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1분기 KT 인건비는 1조1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습니다.
KT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사항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