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천당제약, 블록딜 통한 유동성 자금 확보…임상 개발 '속도'

자사주 50만주 매각…609억원 규모 실탄 확보
아일리아 바이오 시밀러·경구용 GLP-1 개발 총력
연구개발 확대로 투자금 유치도 가능할지 관심

입력 : 2024-06-2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삼천당제약(000250)이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음에도 자사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아일리아 고용량(HD) 바이오시밀러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GLP-1) 개발을 위해서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부터 연구개발(R&D) 투자가 줄었던 상황이지만,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복제의약품(제네릭) 강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천당제약 본사 전경.(사진=삼천당제약)
 
바이오 시밀러·개량신약 위해 609억원 규모 블록딜 추진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7일 삼천당제약이 자사주 50만주를 장외시장에서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분에 따라 조달되는 자금은 609억원이며,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다음달 17일까지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자사주 매각의 목적은 삼천당제약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아일리아 고용량 바이오시밀러와 경구용 GLP-1의 글로벌 임상 비용, 경구용 GLP-1의 생산설비 투자를 위해서다. 삼천당제약은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했지만, 추가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실제 삼천당제약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840억원이다. 기존에 보유한 자금으로도 임상과 시설투자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년째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삼천당제약은 지난 2022년 영업활동으로 133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이후 지난해(234억원)와 올해 1분기(22억원)까지도 꾸준한 현금 유입을 유지했다.
 
이처럼 삼천당제약이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서며 바이오 시밀러와 개량신약의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가 있다. 먼저 삼천당제약이 개발 중인 바이오 시밀러 황반변성 치료제(SCD411)의 오리지널 제품인 아일리아의 가격은 병당 70만원대로 알려진 고가 제품이다. 이에 경쟁력을 갖춰 바이오 시밀러 제품을 출시만 한다면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는 황반변성 치료 바이오의약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리제네론(Regeneron)과 독일 바이엘(Bayer)에서 독점 판매권을 보유했으나, 내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의 물질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지난 2014년부터 아일리아 바이오 시밀러의 개발을 시작하며, 저용량에 대해서는 글로벌 허가 취득을 진행 중이다. 오리지널 아일리아와 달리 프리필드 시린지(사전 충전 주사제, PFS)에 대해 글로벌 최초로 품목 허가를 신청해 경쟁력을 갖추면서, 시장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노력 중인 것이다. 이에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곧바로 고용량의 품목 허가에 대한 청사진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에는 임상이 종료되는 경구용 GLP-1(SCD0506)에 대한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SCD0506은 제형 특허 회피가 가능한 경구용 GLP-1 당뇨·비만치료제인 개량신약이다. 오리지널 제품의 물질특허는 2026년부터 끝나지만, 다수의 제형특허는 2031~2039년에 종료된다. 이에 삼천당제약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구용 GLP-1 제네릭 제품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GLP-1의 임상이 내년 1분기에는 마무리되고, 2분기에 글로벌 허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올해 3분기부터 경구용 GLP-1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 확보에 나서기 위해 자금 조달을 실행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아일리아 고용량 바이오시밀러와 경구용 GLP-1의 글로벌 임상과 경구용 GLP-1 자체 생산설비 확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사주 매각을 결정했다"라며 "매각 비용은 주로 아일리아 고용량 바이오시밀러 임상에 투입될 예정이며, 파트너사들이 고용량에 대한 추가 또는 신규 계약을 서두르자는 요청이 있어 임상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R&D 투자 줄었지만…자금 활용한 연구개발 확대 전망
 
앞서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가 줄었지만,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진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GLP-1의 임상 1상이 마무리된다면 중단됐던 중국 파트너사로부터 2000억원 투자 유치 받는 계약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은 올해 1분기까지 연구개발비(율)로 36억원(7.38%)을 투자했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 63억원(14.37%)을 사용한 것에 비해 규모가 줄었다. 앞서 지난 2022년까지는 359억원(27.98%)을 쏟았지만, 지난해(220억원, 11.41%)에 이어 올해까지 점차 R&D 투자 폭이 감소됐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 확대를 통해 GLP-1의 임상에 속도가 붙는다면 추가적인 투자 유치도 가능해진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중국 파트너 통화동보와 경구용 인슐린 개발과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면서 본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던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측이 임상 1상 종료 후 본계약 체결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계약 협의를 잠정 중단하게 됐다.
 
<IB토마토>는 삼천당제약에게 연구개발 계획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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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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