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3사의 신규 채용이 1년 전 대비 감소했습니다. 특히 KT의 경우 절반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인력 계획에 따라 채용 규모가 연동된다는 것이 공통적 입장이지만, 캐시카우였던 통신부문의 실적 둔화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인적투자 여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KT는 지난해 8개월가량 최고경영자(CEO) 부재로 경영전략 수립이 늦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3일 최근 각 사가 발간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통신3사 신규 채용 규모는 1430명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습니다.
신규 채용이 눈에 띄게 줄어든 곳은 KT입니다. 지난해 KT의 신규 채용 규모는 254명으로 전년(669명) 대비 62% 감소했습니다. 통신3사 가운데 신규 채용 규모가 가장 적었는데요. 매해 1000명 규모의 인력이 정년퇴직으로 빠져나가고 있지만, 신규 채용이 확대되지는 않았습니다. 전체 임직원 수도 줄어들고 있는데요. 지난해 전체 임직원 수는 1만9737명으로 2만명을 밑돌았습니다.
KT 관계자는 "디지털전환(DX)으로 탈바꿈하면서 2022년 신규 채용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에 비해 지난해 규모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통신3사 가운데 고용 인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도 매해 일정 수준의 신규 채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신규 채용 수가 200명대에 그친 것이 경영공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8월30일 김영섭 대표가 취임 전까지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됐습니다.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과 경영 현안 의사결정이 진행됐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돼야 할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KT는 CEO 교체 시기에 인력 투자가 둔화하는 경향도 보이는데요. 지난 10년간 KT 신규 채용이 200명대로 떨어진 것은 CEO 교체 시기였던 2014년과 2020년, 2023년입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소폭 신규 채용이 감소했습니다. SK텔레콤은 2022년 537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지난해에는 424명으로 규모를 줄였습니다. SK텔레콤은 "총 직원 수는 2021년 5245명에서 2022년 5314명, 2023년 5579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매년 인력 필요에 따라 채용 규모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52명을 신규 채용했습니다. 전년 대비 16% 줄어든 수치입니다. 앞서 2년간 채용 규모가 대폭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데요. 2019년과 2020년 200~300여명 수준에 그쳤던 신규 채용이 2021년과 2022년 각각 832명, 898명으로 대폭 늘어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신규 채용은 주춤했지만, 올해는 분위기 반전도 가능해 보입니다. 통신 부문의 매출 둔화는 여전하지만, AI로 사업 전환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일 B2B 올인 AI(AII in AI)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권용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전무는 "AI 관련 자체 개발인력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3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인재확보를 하고 있다"며 "AI 풀스택, 인프라, 데이터, 플랫폼 등에서 채용 숫자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T는 올 초부터 수시채용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에 AI를 더한 AICT기업을 목표로 내세우며 대규모 인재 채용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는데요.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전 직급에서 AI 등 ICT 전문 인력을 1000명 규모로 채용, AICT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