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역대급 실적에도 지급여력 줄었다

운영리스크 강화…요구자본 증가 영향
일부 중소형사, 당국 권고치에도 못 미쳐

입력 : 2024-07-12 오후 12:55:09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사 10곳 중 7곳 이상이 전년 말 대비 이 비율이 하락했는데일부 중소 보험사의 경우 금융당국 권고치를 밑도는 실정입니다.
 
재무건전성 일제히 하락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은 평균 223.6%로 전 분기 대비 8.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생명보험사는 222.8%로 10.0%포인트, 손해보험사는 224.7%로 6.7%포인트가 각각 떨어졌습니다. 킥스는 보험사의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입니다.
 
경과조치 적용 전 평균 킥스 비율도 206.6%로 7.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생보사가 200.0%로 8.6%포인트, 손보사가 216.1%로 5.8%포인트 각각 줄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킥스 도입으로 가용자본이 하락하는 것을 감안해 신규 위험액을 일시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경과조치를 내렸습니다.
 
킥스 비율이 감소한 이유는 운영 리스크 강화 등으로 요구자본이 크게 증가한 영향입니다. 경과조치 후 요구자본은 11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6000억원이 증가했습니다. 주식 위험 등 시장 리스크로 1조9000억원, 기초가정 위험액 시행에 따른 운영 리스크로 2조4000억원이 늘었습니다.
 
기초가정 위험액은 실제 보험금 등이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지급금예실차 또는 사업비예실차)에 대비해 마련된 자본적립 기준으로 지난 3부터 시행됐습니다. 반면 가용자본은 6000억원 증액에 그쳤습니다. 
 
금융당국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보험사들에게 충분한 지급여력을 쌓으라고 당부했습니다. 금융당국의 킥스 비율 권고치는 150%대인데, 현재 보험사들의 평균은 이를 상회하는 223.6%입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보험회사별 지급여력비율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 취약 보험사 중심 점검
 
보험사별 사정은 다릅니다. 생보사의 경우는 교보생명(238.9%), 신한라이프(241.4%), KB라이프생명(303.8%), #농협생명(384.0%) 등이 평균을 훨씬 넘는 킥스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흥국생명(211.6%), DB생명(270.8%), DGB생명(236.8%)도 경과조치 후 안정화됐습니다.
 
반면 KDBB생명(129.2%), 하나생명(154.7%)은 경과조치 후에도 기준에 못 미치거나 아슬아슬한 지급여력을 나타냈습니다.
 
손보사는 삼성화재(000810)(280.1%), DB손해보험(005830)(229.6%), 메리츠화재(000060)(226.9%) 등의 킥스 비율이 높습니다. 한화손해보험(000370)(211.3%), 흥국화재(000540)(207.0%)도 경과조치 후 200%대로 안정적입니다.
 
반면 롯데손해보험(000400)(184.0%)은 당국 권고치보다는 높지만, 경과조치 후에도 평균에 못 미치며 MG손해보험(52.1%)은 건전성 악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월 말 기준 보험회사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은 223.6%로 안정적"이라면서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취약 보험회사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생보사가 37.6%, 손보사가 50.9% 급증했습니다. 손보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순익 2조9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습니다.
 
생보사들은 1조87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8% 감소했지만 IFRS17 제도 하에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보장성 보험 수입보험료는 13조2489억원으로 13.3% 늘었습니다.
 
보험사들은 보험사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보험계약마진(CSM) 위주로 영업 전략을 펼치거나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제도 강화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2분기 이후 개선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건전성 하락과는 크게 연관이 없지만 장기 성장성을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보험사들의 평균 킥스 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취약 보험사를 중심으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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