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체질 변화를 예고한
엔씨소프트(036570)가 하반기 중국 게임과의 경쟁에서 유의미한 반등을 이끌어낼지 관심을 끕니다.
1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들은 한국 시장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가 공개한 구글 플레이 매출 1~10위에서 중국산 게임은 다섯 개에 달합니다. 절반에 달하는 중국 게임의 안방 공략에, 최근 호요버스가 출시한 액션 게임 '젠레스 존 제로(ZZZ)'가 가세했습니다. ZZZ는 전날 기준 구글 매출 4위를 차지하며 '리니지M(1위)' 등 국내 게임을 바짝 쫓고 있습니다.
ZZZ는 카툰 렌더링으로 그려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과 웹툰 형식을 적절히 섞어 전달하는데요. 모든 대사가 한국어로 녹음돼 몰입도가 높고,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바꿔가며 적을 물리치는 방식, 난이도에 따른 보상에 차등 없는 설계 등으로 발매 전부터 주목 받았습니다.
'호연' 포스터. (이미지=엔씨소프트)
한편 국내 게임사들은 하반기 신작 출시를 실적 반등의 계기로 삼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데요. 특히 적자가 예상되는 엔씨소프트가 반전 카드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2분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0억원 영업적자 전환입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한 점과 대비되는데요. 당시 영업익도 전년 동기에 비하면 71% 줄어든 상황이었습니다. 모바일판 '리니지' 시리즈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줄곧 하락세를 이어온 영향입니다.
엔씨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내걸고 신작 다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첫 콘솔 게임 '배틀크러쉬'를 낸 데 이어, 다음달 28일 PC·모바일 RPG '호연'을 한국·일본·대만에 출시해 분위기 반전을 꾀합니다.
호연은 자사 PC MMORPG '블레이드 & 소울'의 3년 전을 무대로 주인공 '유설'이 가문을 재건하는 여정을 그립니다. 엔씨는 호연이 실시간 전투는 물론 턴제 덱 전투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스위칭 RPG'를 내걸었습니다. 적과 아군의 상성을 고려해 실시간 전투를 하거나, 각 영웅의 강점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턴제 전투 모드도 즐길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 게임은 다중접속(MMO) 기반이지만, 멀티 플레이 외에도 싱글 플레이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핵심은 PVP(플레이어 간 대결)이 아닌 PVE(플레이어 대 가상의 적)이며, 다양한 캐릭터를 함께 성장·조합해야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고 합니다.
호연 실행 화면. (이미지=엔씨소프트)
그림체는 미소년·소녀와 귀여움을 강조해 '서브컬처 게임'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기존 서브컬처 게임과 구조가 다르다는 게 엔씨의 설명입니다. 엔씨는 개인별 이야기를 깊이 다루는 서브컬처 방식을 택하지 않고, 주인공 유설이 가문을 재건하는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 60명의 매력을 발견하도록 꾸몄습니다.
호연의 성과는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 온기 반영될 전망입니다. 엔씨는 남은 하반기 국내외 신작 출시로 다시 우상향을 그려간다는 방침입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호연 출시 이후 계획에 대해 "기존 IP를 활용한 신규 장르의 게임도 연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쓰론 앤 리버티(TL)'은 아마존게임즈와 협력해 9월17일 세계 시장 출시를 준비 중이며, 중국 판호를 발급 받은 '블레이드 & 소울2' 역시 연내 해외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동남아 유수 기업과 조인트 벤터를 설립해 '리니지 2M'을 시작으로 동남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구글 클라우드 등과 협업을 추진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