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회사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17일 김 의장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앞서 지난 9일 김 의장을 소환해 법 위반 혐의를 조사한 지 8일 만입니다. 김 의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김 의장은 소환조사 당시 SM엔터 주식을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은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 (사진=카카오)
그간 김 의장을 정조준했던 검찰이 결국 신병 확보에 나서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최고조에 다다른 모습인데요. 정신아 대표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AI(인공지능) 사업에 힘을 주며 연내 AI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엄습해 온 사법리스크로 인해 성장 전략에 먹구름이 끼게 됐습니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정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공동의장으로 경영 일선에 전면 등판하면서 그동안의 자율경영 체제에서 중앙집권 체제로의 변화와 혁신을 예고한 바 있는데요. 또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를 설립하고 쇄신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카카오는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위한 성장 동력으로 ‘일상 속 AI’라는 목표 아래 조직개편도 단행했는데요. AI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 하고 ‘카나나’라는 이름의 조직을 신설해 AI 개발에 진력하는 중입니다. 특히 정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연내에 카카오에 맞는 AI 서비스를 발표하겠다”라고 공언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김 의장의 거취가 불안해지면서 김 의장과 정 대표 투톱 체제로 달리고 있는 카카오호 변화와 혁신의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김 의장이 한동안 뒤에 있다가 전면으로 돌아와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사실상 모든 그룹사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입김이 더 세진 상황에서 검찰의 구속 영장 신청은 그룹 차원에서 되게 난감할 것”이라며 “검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정도면 뭔가 확실한 물증이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법원이 이걸 받아들이냐 안 받아들이냐가 중요할 것”이라면서 “정 대표가 취임하면서 (경륜이 있는) 김 의장이 뒤를 받치는 형태의 좋은 조합이었는데, (영장이 발부되면) 정 대표의 힘이 많이 빠지게 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