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 SK엔텀을 합병합니다. 석유사업 부문의 알짜 계열사들을 SK온과 합병해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 투자에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세 곳 자회사의 합병안을 의결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사진=뉴시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 SK온과 SK엔텀의 합병기일은 내년 2월 1일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지분 89.52%를 가지고 있습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은 100% 자회사입니다.
세 회사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합병은 계획대로 성사될 예정입니다.
이번 합병은 2021년 10월 설립 이래 10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SK온의 자금난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선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등의 원유 수입과 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8조9630억원, 영업이익 5746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입니다. 올 초 SK에너지의 탱크 터미널 사업부가 인적 분할해 출범한 SK엔텀 역시 SK에너지를 비롯한 내부 거래물량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이 창출하는 수익이 SK온의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SK온은 원소재 확보 경쟁력 및 사업 지속가능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리튬, 니켈 등 광물 트레이딩 분야로의 신규 진출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SK엔텀의 합병으로 트레이딩 사업에 필요한 저장 역량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매해 5조~7조원 가량을 설비 투자에 쏟아온 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3사간 합병은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 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반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