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주분석)하나금융-외환은행 주가 희비..왜?

입력 : 2010-11-24 오후 2:33:12
[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004940)지분 51.02%를 4조 7000억원 안팎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24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인수합병 안건을 결의했다.
 
M&A 이슈가 나올 때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주가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수 주체인 하나금융은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이지만 피인수대상인 외환은행은 되레 밀리고 있는 것.
 
그 이유는 무엇일까.
 
◇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 M&A 등 불확실성 제거 '방긋'
 
각 증권사들은 하나금융지주가 M&A 관련 불확실성이 소멸되고 이제 주가의 가격매력을 볼 여유가 차츰 생길 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하나금융지주는 M&A에 나선다면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 등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지난 10월 말 최대주주인 테마섹이 지분을 6% 할인율로 블록딜 매각했다는 이슈 때문에 주가가 부진했다.
 
현 주가는 2011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 수준에서 거래중이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하나금융지주는 유상증자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었으나 빠른 시일 내에 M&A가 추진된다면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은행업종 중 가장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금 조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부채로 조달한다면 이 중 3000억~1조원 정도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건설(000720) 매각이 성사된다면 8140억원 가량의 자본잉여가 생겨 인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며 "유상증자 외에 전환상환우선주 등의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고, 1조원을 유상증자를 한다해도 주가 희석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나금융 보유현금이 9873억원에 달하고 하나은행 배당여력도 2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자체 조달 가능한 금액이 2조5000억원을 넘어선다"며 "인수 자금에서 자체 및 차입 조달자금이 유상증자 규모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인수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규모는 1~2조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 역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이 부족한 외환부문, 해외부문에 강점을 지닌 은행으로 우리금융(053000) 대비 시너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향후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외환은행 노조 반발 주가도 '시들'..배당감소 우려도  
 
M&A 윤곽이 드러나자 외환은행 직원들이 갈수록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외환은행 부행장들도 '하나은행이 인수하는 것보다 호주 ANZ은행이 인수하는 게 낫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내고 있다.
 
또한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덩치는 외환은행의 2배지만 순이익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기업대출 비중도 외환은행이 더 높지만 연체율은 6대 은행 중 하나은행이 가장 높고 외환은행이 가장 낮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의 주가도 시큰둥하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원은 외환은행의 주가 하락에 대하여 "M&A 재료 노출로 기대감이 소멸되고 있으며, 외환은행의 배당여력 축소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하나 하락의 이유는 하나금융 주주들에게 우호적인 주식교환 비율이 형성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당초 인수가 유력했던 호주 ANZ은행에 인수될 경우 소액주주 지분인 43%가 공개매수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국내 은행인 하나금융지주 손에 들어갈 경우 소액주주 지분을 주식교환을 통해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외환은행 주가를 누르는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시 말해 "만약 하나금융지주가 주식교환(외환은행 소액주주 지분을 하나금융 주식으로 교환)을 통해 소액주주 43%를 가져갈 경우 교환비율이 하나금융 측에 유리하게 되기 위해서 외환은행 주가는 눌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지난 2004년 조흥은행이 신한지주로 인수될 당시 주식교환 과정에서 착안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신한지주는 지난 2004년 5월 11일, 조흥은행 1주당 신한지주 0.1354주 비율로 주식교환을 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었다.
 
하나금융은 신한은행이 옛 조흥은행을 인수할 때 취했던 '선 통합-후 합병' 방식으로 이번 인수합병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향후 주식교환 가능성이 외환은행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뉴스토마토 권미란 기자 kmir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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