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녹록지 않은 하반기 '발등에 불'

삼성, 여전한 '노조 리스크'…29일 최후 통첩
노란봉투법 통과 가능성에 재계 우려 커져
SK, 재무 안정성 과제…총수들도 하반기 경영 구상

입력 : 2024-07-26 오후 2:17: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재계가 하반기 녹록지 않은 위기 상황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노조 리스크를 해소하고 각 기업의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일이 하반기 주력 과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중복 투자나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재원을 확보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 역시 하반기 경영 전략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노조 파업 중입니다. 노사는 앞서 23일 경기 기흥캠퍼스에서 임금교섭 타결을 위한 8시간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사측에 "29일까지 안건(협상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끝까지 가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최종 타결까지 시일이 더 소요될 전망입니다.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도체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 돼 현재까지 생산 차질 등 큰 피해는 없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에 찬물 끼얹는 상황입니다.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삼노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반도체 생산공정(TAT)이 대략 3주로, 파업 3주가 지나면 파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계획하는 등 화력을 높일 방침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노사 문제는 이제 삼성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국회를 중심으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개정안의 통과가 예고되면서 재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이 불법 파업을 조장하고,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25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우리 노사관계가 강성 노동운동 세력이 주도해 매우 대립적"이라며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뿐만 아니라 전체 근로자와 국민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므로 국회 입법 중단이 필요하다"며 경제계의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노사관계 힘의 균형이 이미 노동계에 치우쳐 있음에도 노조법이 개정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경영계 우려와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시행하면 산업 활동을 저해하는 단체 행동이 촉진되는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회의 입법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사진=연합뉴스)
 
SK그룹의 경우 SK온 살리기에 집중키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을 의결시켰지만, 재무 안정성 등 향후 과제가 더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SK는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현재 219개인 계열사 숫자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일 계획입니다. 그간 분산됐던 사업 핵심 역량을 결집해 단기간에 재무 개선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겠단 전략입니다. 이에 따라 보유 포트폴리오의 적극적인 자산 효율화를 통한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재계에 전반적으로 악재가 이어지면서 총수들은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위기 대응에 집중할전망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의 여름휴가 없이 초격차 경쟁력 제고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하반기 위기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생산공장 휴가철인 8월 초·중순 자택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휴가 동안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전망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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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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