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근 두 달 동안 작업자 2명이 감전으로 숨지자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안전 대책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안전 대전환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책을 전담하도록 한 겁니다. 안전 조치 중에는 안전관리자에게 작업중지권 등 업무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2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교공은 '안전조직·문화·체계 대전환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다음달 5일부터 9월30일까지 안전 대전환 추진 TF를 구성키로 했습니다.
TF는 안전관리체계를 진단하고, 세부 추진계획 수립과 분야별 세부 실행과제를 도출하는 업무를 수행홥니다. 또 현장 위험요인을 발굴하는 역할도 있습니다. 서교공은 필요할 경우에는 TF 운영 기간을 연장할 방침입니다.
서교공은 중대재해 위험이 해소되지 않으면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작업중지권 등 업무 재량권을 안전관리자나 조책임자에게 부여키로 했습니다. 이는 안전관리자나 조책임자가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라는 동기를 부여하면서도 사고가 났을 때는 엄중한 책임을 지라는 뜻이라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안전 컨트롤타워(지휘본부) 역할도 일원화합니다. 안전관리본부를 안전총괄본부로 전환하고 안전책임·권한을 집중키로 한 겁니다.
서교공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백호 사장이 (안전 사고에 대해서) 각 본부에서 흩어져서 대응하지 말고 안전관리본부에서 총괄로 대응하라고 했다"며 "각 본부 사업소 안전관리자, 각 역의 조책임자인 부역장에게 작업중지권까지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교공은 또 안전감찰 전담조직도 만듭니다. 엄정한 기강을 확립하려는 취지입니다. 전담조직은 일단 임시조직인 TF 형태로 우선 꾸린 후 정규조직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전담조직은 안전업무 위반 행위를 적발하고 경고·징계 등을 요구할 권한이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조합원들이 6월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산재 사망 책임 회피 규탄! 서울시·공사의 사과,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서교공 노조에서는 이번 TF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연신내역 사고가 무엇에서 비롯됐는지 노사가 서로 재점검해서 진상규명하고 재발 방치 대책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며 "사측은 이런 논의를 거부하거나 거절하면서 그냥 경찰과 노동부 조사만 지켜보자는 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현장 조책임자에게 권한을 주는 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분산 또는 전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현장 일선 관리자들은 굉장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현장 복무 태도에 문제 있을지 모르니 감찰을 전면 실시한다는 건 실효성있는 안전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서울 지하철역에서는 1개월 간격으로 작업자가 감전으로 사망하는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9일 오전 1시36분쯤엔 3·6호선 연신내역 전기실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 A씨가 감전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달 17일 오전 8시52분쯤에도 4·6호선 삼각지역에서 전기공사를 하던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B씨가 환기시설 안에서 투광등을 설치하다 감전됐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