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미국의 물가·경기 침체 공포가 누그러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잭슨홀미팅(23일 통화정책 등 파월 연준의장 연설)에 쏠리는 등 금리인하를 향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로서는 금리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내수불황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내수 진작을 위한 통화정책(기준 금리 인하)이 불가피하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엇갈린 전망이 나옵니다.
19일 시장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9월 미 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주요국 금리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맞고 있습니다. 이날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의 브리프(Brief)를 보면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은 상당수 국가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19일 시장기관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9월 미 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주요국 금리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맞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중금리 25bp 인하 예상"
공동락 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시중금리가 인하에 대한 기대를 지나치게 앞당겨 반영 중"이라며 "즉, 추후 전개될 통화정책 이벤트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인하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속도를 상회할 정도로 가파른 금리 하락"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실제 주요국들의 국채금리는 지난해 연말 또는 올해 초반을 전저점으로 두고 반등 과정을 거친 이후 최근 다시 하락세"라며 "이들 가운데 이미 기준금리를 인하한 독일(유로존), 영국 등이 이제 전저점 부근으로 금리가 낮아졌다. 한국은 인하가 개시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전저점을 하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 연구원은 "금주에 예정된 8월 금통위 역시 단기적으로는 금리 동향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이벤트로 예상된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50%에서 3.2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물가 여건이 금리 인하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범위에 진입했고,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한 데 따른 높은 피로감 등을 들어 1년7개월 만에 인하로 전환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오는 9월 확실해 보인다는 사실도 통화당국의 입장에서는 미국보다 빠른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을 크게 낮출 것"이라며 "하지만 당사는 8월에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만장일치가 아닌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등과 같은 ‘금융안정’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까지도 이미 상당한 수준 이상으로 반영된 현 금리 상황에서는 매파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19일 통계청 지표를 보면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작년 동월보다 6만2000명 감소한 572만1000명으로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다. (사진=뉴시스)
'매파적 동결' 전망
반면 8월 금통위가 시장의 기대보다 '매파적 동결'을 내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프리뷰(Preview)를 통해 "8월 금통위를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 동결로 전망한다"며 "직전 7월 금통위는 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점을 인정했다. 당사 전망보다 인하 소수의견이 실제 개진되지 않았지만 포워드가이던스 내 인하 소수의견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면서 당일 국고 금리 상승 폭도 시장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고 지목했습니다.
또 "주목할 점은 물가 목표 수렴에 대한 전망 변경(아직 이른 상황→예상)과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 시사, '기준금리 인하 시기 검토' 문구 추가 등을 통해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전달했지만 기자회견에서 총재는 인하 시점 논의와 분명 거리를 두며 매파적 입장을 견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종합하면 7월 금통위는 한은 양대 책무 중 하나인 물가안정 측면에서 인하 시점을 고민하기 적절한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사료된다"며 "하지만 3개월 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갈 경우 나머지 양대 책무 중 하나인 금융안정 측면에서 문제가 불거질 것을 동시에 우려한 자리였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7월 의사록에서는 금융안정 부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김상훈 연구원의 분석입니다.
김 연구원 "물론 연준의 9월 인하 기정사실화와 8월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7월 회의 당시보다 낮아진 원·달러 환율 등은 시장에서 10월 인하 기대를 배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현 국고 금리 수준이 8월 서프라이즈 인하, 10월 첫 인하, 4분기 1회 50bp 인하, 4분기 2회 연속 25bp 인하 중 최소 한 가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즉, 실제 인하 소수의견이 없이 만장일치 동결, 4분기 2회 연속 인하 기대를 낮추는 기자 회견 확인 때에는 이미 3회 인하를 반영 중인 국고 금리는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라며 "현 수준은 정책당국의 의지보다 시장 반영 정도가 다소 과하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국내 민간소비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23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0%포인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