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최태원 동거인 김희영, 노소영에 20억 배상"

김 이사장, 최 회장과 부진정 연대채무 관계
법원 "최 회장과 공동으로 위자료 지급" 판결
김 이사장 "법원 판단 수용…항소하지 않겠다"

입력 : 2024-08-22 오후 3:53:12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에 "김 이사장은 최 회장과 공동으로 노 관장에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4월1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자료 액수는 노 관장이 청구한 30억원보다는 줄어들었습니다. 앞서 지난 5월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 명목으로 1조3808억원, 위자료 명목으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 이사장이 노 관장에게 줘야 할 위자료 20억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와 같은 액수입니다. 
 
재판부는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최 회장의 일방적인 가출과 별거의 지속,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공개적인 행보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 사이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된 상태였다는 김 이사장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혼인기간, 혼인생활의 과정,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 부정행위의 경위와 정도, 나이, 재산상태와 경제규모, 선행 이혼 소송의 경과 등 사정을 참작했다"며  "김 이사장의 책임이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최 회장과 비교해 특별히 달리 정해야 할 정도로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따라서 김 이사장도 최 회장과 동등한 액수의 위자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의 위자료 지급 의무를 '부진정 연대채무' 관계로 지칭했습니다. 최 회장이나 김 이사장 중에서 한 사람이 20억원 중에서 일부를 물어줄 경우, 그 액수만큼 나머지 사람의 지급 의무가 없어지는 겁니다.
 
이에 대해 노 관장의 법률 대리인인 김수정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고(노 관장)와 자녀가 겪은 고통은 어떠한 금전으로도 치유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무겁게 배상책임 인정해 준 것은 가정의 소중함과 가치를 보호하려는 법원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김 이사 변호인인 배인구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김 이사장은 이유 여하를 떠나 원고 노 관장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재산분할 소송에서 유리한 입지를 위해 기획된 소송이라고 본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받아본 후에 논의해서 조속하게 의견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선고가 끝나고 1시간 뒤 김 이사장은 법원의 판결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이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노 관장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팠을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며 "법원에서 정한 의무를 최선을 다해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노 관장은 최 회장과의 항소심이 진행 중인 지난해 3월27일 혼인 생활 파탄과 정신적 고통을 야기한 책임을 물어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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