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수주…현대·포스코 '굳건', GS·대우 '주춤'

현대건설 도시정비 왕좌 수성 중…올 상반기는 포스코이앤씨 1위
GS·대우 하반기 수주 시동…3조원 이상 목표액 달성 여부는 미지수
삼성물산 도정사업 '본격화'…롯데·SK '약진'

입력 : 2024-08-28 오후 4:36:46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난 3년 간 대형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적표를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왕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올들어 거침없이 실적을 쌓고 있는 포스코이앤씨가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한편 전통의 주택 강자인 GS건설과 대우건설은 2022년을 정점으로 작년과 올해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이외에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참전이 본격화하고 있고,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냈던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상반기만에 1조 클럽에 가입한 점도 눈에 띕니다.
 
현대건설 2021~2023년 도정사업 수주 '1위' 수성…올 상반기는 포스코이앤씨 '선두'
 
(그래프=뉴스토마토)
 
28일 뉴스토마토가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들의 2021년~2024년 8월 말 도시정비 수주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이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2021년 5조5499억원, 2022년에는 9조3395억원까지 수주고를 올리며 10대 건설사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건설 원자재 상승과 건설경기 악화 등에 힘입어 2022년보다 4조7000억원 가량이 감소한 4조6122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지만 1위 자리는 수성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올해도 일찌감치 3조 클럽에 가입하며 도시정비사업 수주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1조5700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과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5810가구) 등에서 성과를 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서울 계동 현대건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3년 간 현대건설의 뒤를 바짝 쫓으며 새로운 주택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 4조213억원(전체 3위), 2022년에는 4조5892억원(전체 5위)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린 후 지난해에는 4조5988억원으로 현대건설의 뒤를 이은 2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현대건설과의 도시정비 수주액 차이는 130억여원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오히려 현대건설을 앞서는 모습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2-1 재개발을 비롯해 총 8건의 수주를 기록했는데요. 재건축과 재개발에서 3조797억원, 리모델링에서 8002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업분야도 다양합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 도시재생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성이 높은 개발형 사업을 선별 추진할 예정"이라며 "특히 용산, 압구정, 성수 등 도시정비사업의 서울권역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주택 강자 GS·대우건설 '주춤'…하반기 반전 노려
 
반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던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GS건설은 2021년 5조1437억원, 2022년 7조1476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하며 2년 연속 2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만 지난해 4월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여파로 작년부터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예년에 비해 크게 부진한 모습입니다. 
 
GS건설의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조5878억원으로 전년대비 6조원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GS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3조5000억원으로 잡았는데요. 28일 기준 실적은 7100억여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다만 허윤홍 대표이사 취임 이후 이익률 개선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대표 아파트 브랜드 '자이'의 리뉴얼 움직임도 있는만큼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대우건설은 2022년 5조2763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전체 3위에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절반이상 수주액이 깎이면서 1조6858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건설자잿값 인상에 따른 건설 경기 악화, 이로 인한 선별수주 전략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대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3조원을 잡았습니다. 상반기 수주 '0'건을 기록하는 등 시동이 늦게 걸렸지만,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수주를 시작으로 굵직한 사업을 잇따라 따내며 28일 현재 6584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습니다. 대우건설은 남은 하반기 동안 다양한 정비사업지에서 사업권 획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참전 본격화…SK·롯데 부진 딛고 '1조 클럽' 가입
 
시공능력평가 1위의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 비중을 확연히 늘리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2021년 9117억원, 2022년 1조8686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 2조951억원으로 2조 클럽에 가입한 후 올해는 현재까지 1조5912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목표치인 3조4000억원 달성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큰 성과가 없었던 SK에코플랜트와 지난해 5173억여원이라는 낮은 실적을 올린 롯데건설은 올해를 반전의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대형 건설사 중 올해 가장 먼저 수주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올해는 현재까지 1조1185억원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최근 3년 중 가장 괄목할 성적을 기록 중입니다. 지난해 부진했던 롯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조6436억원의 도시정비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올해 목표치인 2조원의 80% 가량을 채웠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선별적 수주는 약 2년 전부터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분양이 잘 되고 리스크가 적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주택 사업에만 비중을 두지 않고 공공공사와 해외 사업 수주 등을 균형있게 배분하려는 전략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도시정비사업 전체 수주규모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6월 기준 신규주택 수주는 지난해 6월보다 2조7000억원 정도 감소한 2조8000억원으로 부진했지만 재건축과 재개발 수주는 각각 1조3000억원과 3000억원 정도 상승했다"며 "내년 경기부양을 위해 필요한 시기와 지역에서 공공공사 등을 바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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