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전통적인 분양 성수기인 9월, 1000단지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전국 각지에서 공급에 나섭니다. 특히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오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대단지 아파트가 선보이는데요. 최근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커지면서 이번 선보이는 대단지들도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스트레스DSR 2단계 등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는 점은 분양시장에서도 변수입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는 가격이 높은 만큼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9월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9곳, 1만4960가구(임대 제외)입니다. 지역별 분양 가구 수는 △서울 1곳 (1261가구) △경기 4곳 (7696가구) △인천 1곳 (1734가구) 등 수도권에서만 약 1만 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공급됩니다. 지방에서는 △부산 1곳(1233가구) △대구 1곳(1758가구) △대전 1곳(1278가구)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에 나섭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1월 8142가구 △2월 1만650가구 △3월 4752가구 △4월 5615가구 △5월 1만1418가구 △6월 5931가구 △7월 1만3235가구 △8월 6709가구 등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분양 가구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9월에 분양되는 1000단지 이상 대단지 가구수는 지난해 9월 분양물량인 3229가구 대비 4배가량 많습니다.
대단지 아파트는 올해 청약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원에 분양한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는 공덕동 최초의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공급됐는데요. 2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988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163.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일원에 분양한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는 총 1450가구의 대단지로 52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4692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경쟁률이 47.39대 1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 소규모 단지 대비 저렴한 관리비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또 1000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이다보니 교통과 생활 인프라, 학군 등이 잘 형성돼있어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9월은 1년 중에서도 분양 성수기로 꼽힐 수 있는 달"이라며 "지역별 분양 양극화 현상이 심해 미분양이 5만9000호 정도 쌓인 지방에서는 대단지 아파트라고 해도 섣부르게 청약 흥행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강남권이나 경기나 인천의 택지지구 중 분상제를 적용받거나 하는 지역들의 신규 분양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대출 규제 '변수'…전문가 "분양시장 영향 있을 것"
다만 9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2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분양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반적으로 대출 규제 강도가 높아질 수록 분양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7월까지 8000건을 돌파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둔 8월부터 대폭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1만 2783건으로 2년 11개월만에 1만건을 넘겼는데요. 8월의 경우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 기준 30일 현재 2900여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집값 오름세가 주춤할 수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는 가격이 높아 대출 없이 구매하기 쉽지 않은 만큼 규제 강화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