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5개월만 '최저'에도…추석 체감물가 '고공행진'

8월 물가 2.0%로 둔화…석유류·농산물 가격 상승 둔화
일부 채소·과일 여전히 높아…추석 장바구니 부담↑

입력 : 2024-09-03 오후 3:42:14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2% 오르는 데 그치며 상승폭이 둔화했습니다. 3년5개월 만에 최저 상승인데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류 상승세가 꺾이고, 햇과일이 나오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폭도 전년보다 둔화한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폭염 영향으로 일부 과일과 채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입니다.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류 가격 '뚝↓'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5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상승했습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각각 3.1%까지 치솟은 뒤 4월 2.9%로 다시 하락했는데요. 이후 5월 2.7%, 6월 2.4%로 내림세를 보였으나 7월 2.6%로 다시 반등했습니다. 8월 물가는 2.0%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2021년 3월(1.9%)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 7월 8.4% 오르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던 석유류가 0.1%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국제유가 하락과 지난해 기름값이 유독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석유류는 2월 1.5% 하락한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물가 기여도도 전달에 비해 0.3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다만 자동차용 LPG는 16.8% 올라 2022년 7월(2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농·축·수산물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물가 안정세에 기여했습니다. 지난 7월(5.5%)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는데요. 지난해보다 기상 여건이 양호해 농산물 수급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3.6% 오르는 데 그치며 전달(9.0%)보다 상승폭이 축소됐습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반적으로 석유류가 많이 내려간 데다, 농수산물 상승폭이 많이 축소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추석 앞두고 배·사과 등 급등세 
 
신선식품지수도 지난 7월(7.7%)보다 상승폭이 크게 축소하면서 3.2%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달 21.3%나 올랐던 신선과실 상승률은 9.6%로 둔화했는데요. 햇과일 출시 등으로 과일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배(120.3%), 사과(17.0%) 등 일부 과일 품목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신선채소 물가 역시 1년 전보다는 1.7% 하락했지만, 전월보다는 16.5% 올랐는데요. 실제 시금치와 상추는 지난달보다 각각 62.5%, 41.4% 올랐고 호박(48.6%), 배추(37.6%), 참외(23.1%), 토마토(17.5%)도 가격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공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의 경우 폭염·폭우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 강세를 보이는 일부 품목들이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품목이라 실제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햇과일이 나오면서 과일 가격 강세가 꺾였는데, 배도 추석 전후로 가격이 좀 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시금치 등 채소류 일부 품목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올라 체감 물가가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물가가 물가안정목표에 도달했다고 평가하면서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에 만전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도달했고 향후 추가 충격이 없다면 물가상승률은 2% 초반으로 안정될 전망"이라며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무 등 2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톤 공급하고 700억원 규모의 할인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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