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챗GPT로 AI 시대 본격 개막을 알린 오픈AI의 올해 누적 매출이 20억달러(약 2조6810억원)를 돌파했습니다. 연말까지 4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 연매출 3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매출보다 비용 증가세가 더 가팔라 당장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 오픈AI 매출이 2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작년에 기록한 연간 매출 16억달러(약 2조1500억원)를 거뜬히 넘어섰지만, 기술개발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 마련은 과제로 남습니다.
연 매출액의 3배가 넘는 운영비용에는 인건비, AI 고도화에 필요한 클라우드 이용료와 AI칩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포함되는데 여기에 대한 구매비용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H100 등은 개당 3000만원이 넘습니다. NYT는 오픈AI가 매년 기술개발에 얼마를 투자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7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챗GPT로는 비용 충당 역부족…투자 유치 필수
오픈AI 주요 매출처는 월 20달러 수준의 챗GPT 구독 서비스입니다. 회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개발 비용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입니다.
운영비용 상당 부분은 인건비와 GPU 구매, 클라우드 이용료 등이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챗GPT가 공개되기 전인 지난 2020년 오픈AI가 구글의 클라우드 비용에만 7500만달러(약 1000억원)을 지불했습니다.
여기에 범용인공지능(AGI)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투자 비용 또한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오픈AI는 지난 2015년 “인류에게 유익한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내건 비영리 단체로 출발했는데요. AGI란 단순 작업을 넘어 인간과 유사한 수준에서 다양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AI를 말합니다. 최근 이 회사가 대규모 투자를 받기 위해 자금 조달(펀딩)에 나선 것도 결국 AGI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가운데 아이폰에 챗GPT를 탑재한 애플과 AI칩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펀딩을 주도하는 벤처 투자사는 ‘스라이브캐피털’로, 오픈AI에 약 10억달러(약 1조335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존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추가 투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MS는 2019년 이후 130억달러(약 18조원)를 출자해 최대 주주이자 오픈AI 지분 49% 보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앞서 애플은 오는 10일(현지시간) 공개하는 아이폰16 시리즈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지난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MS를 포함해 애플, 엔비디아가 투자 할 경우 세계 시가총액 1~3위 기업이 오픈AI 투자에 나서게 됩니다.
GPU칩·데이터센터·인건비…돈 먹는 하마
일각에선 오픈AI가 자체 AI칩 제조 또는 반도체 공급 확충을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을 두고 향후 AGI로 인한 데이터센터 이용료 증가 등을 고려한 향방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방한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주요 경영진을 잇따라 만났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AI 구동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조달이 어렵다고 판단한 오픈AI가 AI 반도체 제조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오픈AI가 전 세계에서 개발자들을 흡수하고 있는 것에 따른 인건비용 상승도 개발 비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개발자들 중 오픈AI로 이직한 이들이 있다”며 “오픈AI가 제시한 연봉이 많게는 수십억원 단위에 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술개발에 투입되는 비용 증가와 더불어 2000명에 가까운 임직원 인건비 지출도 운영비용에 상당 부분 포함되는 것입니다.
다만 여러 비용 가운데에서도 역시 가장 큰 부담은 GPU 칩 가격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의 최근 펀딩 사례는 생성형AI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이라며 “기술개발 비용은 클라우드 이용 증가율도 있지만 엔비디아의 GPU 칩 구매 비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비용 부담은 결국 오픈AI에 사업모델(BM) 확장 압박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상황입니다.
지난해 6월 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스타트업과 글로벌 AL 기업간 협업 등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