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D현대엔솔, 한화 설비 축소에 반사이익?…제품가격 하락이 변수

상반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7.9%·영업이익 적자전환
한화솔루션 국내 설비 축소에 국내 매출 증가 전망
다만, 중국 등 주요 업체 증설로 '공급과잉'…연말까지 악영향 지속

입력 : 2024-09-1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6일 14: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이하 HD현대엔솔)이 주요 경쟁사인 한화솔루션의 국내 설비 축소에 따라 반사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재고 부담과 함께 글로벌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하고, 글로벌 태양광 업체들의 증설 및 재고 조정으로 전반적인 업황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HD현대엔솔이 향후 이를 극복하고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HD현대에너지솔루션)
 
국내 설비 정리하는 경쟁사에 반사수혜 ‘기대’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엔솔은 올 상반기 매출액 2104억원,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9%, 적자전환 했다. 상반기 모듈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HD현대엔솔의 올 상반기 태양광 모듈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6.2%에 달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주요 수출 시장의 재고 부담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글로벌 태양광 모듈 업체들의 재고조정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태양광 1위 업체인 한화솔루션(009830)이 큐셀 부문 국내 설비를 줄이고 있어 국내를 주력으로 영업하는 HD현대엔솔이 반사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충청북도 음성 공장(모듈 3.5GW)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내 설비는 진천공장이 보유한 셀 6.2GW, 모듈 2.7GW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현재 남은 진천공장도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가동률이 낮은 상태다.
 
한화솔루션이 국내 증설을 중단한 이유는 미국 공장 생산능력(CAPA)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연말까지 8.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설비 생산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전략적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설비의 낮은 가동률이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의 국내 영업 축소에 따라 HD현대엔솔의 반사수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선호 기업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현재 HD현대엔솔은 충북 음성에 태양광 모듈 설비 1.3GW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이 비운 자리를 HD현대엔솔이 일부 가져올 수 있다면 가동률이 상승해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글로벌 태양광 모듈 판가 '급락'에 악영향 전망
 
하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HD현대엔솔의 상반기 영업적자를 키운 주요 원인인 태양광 모듈 판가가 전 세계적으로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태양광 모듈 업체들이 재고 소진에 중점을 두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태양광 모듈 수입량도 증가했다. 올 7월까지 모듈 수입 중량은 7.4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1% 늘었다.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 재고도 높아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등 주요 업체들의 증설까지 맞물리며 공급과잉이 빚어져 태양광 모듈 판가 급락을 일으켰다. HD엔솔의 모듈 가격은 올 상반기 기준 W당 0.1달러를 기록해 W당 0.2달러였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태양광 공급과잉이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신규 설치 수요가 392GW인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모듈 CAPA은 768GW에 달했다”면서 “중국의 모듈 CAPA는 2025년 이후 1000GW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태양광 수요 부진도 한몫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5월에 발간한 ‘2024년 1분기 글로벌 태양광 시장 및 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 수요는 2.5GW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부진했던 지난해 수요 2.7GW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HD현대엔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역래깅 효과가 나타난데다 날이 갈수록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니 이를 덜어내고자 상반기에는 재고 소진에 집중했다”라면서 "하반기에는 이러한 물량이 해소가 됨으로써 수익성이 개선돼 반기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HD현대엔솔이 한화솔루션처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본격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 상반기 HD엔솔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한국이 66.3%, 유럽 14.1%, 기타 국가 14.2%에 달하지만 북미에서의 매출은 5.3%에 그쳤다.
 
반면, 경쟁사인 한화솔루션은 미국 자회사인 한화큐셀 조지아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 돌턴에 3조2000억원을 투자, 8.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와 함께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잉곳과 웨이퍼, 셀, 모듈까지 수직계열화된 통합생산단지를 연내 준공 예정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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