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치솟는 추석 물가…정부·국민 '동상이몽'

입력 : 2024-09-10 오전 6:00:00
"추석이 코 앞이라 차례 준비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최소 30만원은 넘을 것 같은데요. 정부는 물가가 안정세라고 하는데 이를 전혀 못 느끼겠습니다."
 
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한가위는 5일이라는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모처럼 가족, 친지, 친구들이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에 어느 해보다도 알맞다는 평인데요.
 
하지만 추석을 앞둔 대다수 국민들은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추석 차례 준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탓입니다.
 
사실 지표 물가는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무려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물가 상승률의 2%대 복귀는 상당한 의미를 지닙니다. 지난 2021년부터 3년여간 이어진 극도의 고물가 흐름이 저물 수도 있다는 시그널일 수 있어서죠. 특히 지난 6%대의 살인적 물가 상승률을 찍었던 지난 2022년 중순과 비교하면, 지표만으로는 상황이 훨씬 개선된 것도 맞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요. 이에 대한 원인 분석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단 물가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점, 물가의 주요 요소를 차지하는 석유류가 지난달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0.1%의 보합권에 진입하며 전체 상승폭을 크게 낮춘 점 등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든 먹거리의 베이스인 신선식품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것은 체감 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오르며 평균 물가 상승률을 훌쩍 웃돌았습니다.
 
아울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6~7인 가족 기준 대형마트가 평균 28만8727원으로 1년 새 8.4%오르고, 전통시장이 24만785원으로 7.4% 상승했습니다.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 상승이 단순한 기분 탓만은 아닌 겁니다. 게다가 공식 통계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책정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소비자들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이렇듯 추석 물가 불안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2% 물가'에 고무된 모습을 보이며 물가 안정을 천명한 상황인데요. 물론 지표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팩트인 만큼, 지나친 비관적 전망은 정부나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물가 상승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대명절 기분조차 내기 어려운 국민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정부의 물가 안정 자신은 현 실정과 동떨어진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먹거리 물가는 곧 민심과 직결됩니다. 정부는 지표에 도취될 것이 아니라 지표 너머 상황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이에 대한 촘촘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요.
 
김충범 산업2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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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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