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웹툰업계가 숏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디앤씨미디어(263720)는 펄스클립에 투자해 숏폼 콘텐츠 시장에 진출합니다.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는 AI를 통한 숏폼 영상 제작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웹툰·웹소설과 숏폼의 주요 타깃층이 동일하다는 점에 착안한 움직임인데, 이를 두고 학계는 임계점을 돌파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분석합니다.
10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앤씨미디어는 2024년 6월 설립된 디지털 콘텐츠 기업 펄스클립에 투자를 했습니다. 펄스클립은 숏폼 비디오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숏폼 비디오 콘텐츠 플랫폼 펄스픽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디앤씨미디어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니션 포스터.(사진=디앤씨미디어)
디앤씨미디어는 한국 IP(지식재산권) 홀더로 웹소설과 웹툰 제작 및 유통,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OSMU(원소스멀티유즈) 사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을 기록한 '나 혼자만 레벨업'의 IP 홀더기도 합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의 애니메이션화를 진행한 디앤씨미디어는 이번 투자를 웹소설·웹툰 IP의 다양한 콘텐츠 확장 기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AI(인공지능)가 숏폼 동영상을 제작하는 서비스 '헬릭스 숏츠'를 올 하반기 도입할 예정입니다. 기술이 도입되면 기존 숏츠 제작 전담 인력의 제작 기간·비용을 축소할 수 있습니다. 제작 툴을 CP사(콘텐츠 제공회사)에 제공해 직접 AI 숏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완성된 숏츠는 이용자들에게 작품의 서사 등을 알려 열람으로 이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웹툰·웹소설 CP사(콘텐츠 제공사)를 대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 비즈니스 데이 2024(SBD 2024)'를 개최했다.(사진=카카오엔터)
업계가 숏폼에 주목하는 이유는 숏폼과 웹툰의 주요 이용 연령층이 비슷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예측 때문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웹툰 이용자는 10대 71.6%, 20대 70.6%, 30대 67.4%, 40대 58.9%, 50대 46.9%, 60대 46.2%입니다. 이용자 평균치 비중이 62.8%임을 감안할 때, 전체 연령 중 10·20대 웹툰 이용 비중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회사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24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즐겨 보는 온라인 콘텐츠 유형으로 숏폼을 선택한 비중은 10대는 63.7%, 20대는 59.7%, 30대는 54.4%입니다. 숏폼 이용 비율도 작년 43.1%에서 올해 53.2%로 증가했습니다.
숏폼 이용 증가는 전세계 시장에서도 확인됩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숏폼 시장은 2023년 374억위안(7조118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500억위안(9조5165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내 웹툰업계가 숏폼 제작기업 투자, AI 기술 활용 등을 통해 숏폼 시장에 합류하면서 파이를 넓혀 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앞서 이용자 이용률에서 보듯, 국내 웹툰 산업만 놓고 보면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은 만큼 새 돌파구를 찾는 일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김정영 연성대학교 웹툰만화콘텐츠과 교수는 "웹툰업계가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정체기를 겪고 있는데 우리나라 산업구조상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며 "임계점을 벗어나려면 다른 사업 아이템이나 시스템이 필요한데 웹툰업계도 대안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헬릭스 큐레이션 적용된 카카오 페이지.(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