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10세 아동에게 뽀뽀 사진을 보내라고 하고 결혼서약서를 작성하게 한 3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3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남성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A씨는 30대 후반이던 지난 2022년 1월6일쯤부터 26일쯤까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가상현실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10세 B양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채팅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총 45회에 걸쳐서 "뽀뽀하자"고 하거나, 결혼서약서를 자필로 작성하게 하거나, '입 벌리고 아 하는 사진'을 보내게 하는 등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그런데 A씨에 대해서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만 유죄로 판시해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에 처했습니다. 사회봉사명령 120시간, 아동학대 재범 강의 수강명령 40시간, 취업제한 5년도 부과했습니다.
단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 목적 대화 등)의 경우 무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A씨가 성행위 언급이나 성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묘사를 하지 않았고,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특정 신체 부위·물건·장소 등에 관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메시지가 성교 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것에 비견될 정도의 내용이어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가 아동복지법뿐만 아니라 청소년성보호법도 어긴 것으로 판시했습니다. 때문에 형량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무거워졌습니다. 사회봉사명령 20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명령 40시간, 취업제한 5년도 부과됐습니다. 두 가지 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로 형이 더 무거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이 내려진 겁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메시지가 성교 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것에 비견될 정도의 내용이어야만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해석할 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성적 도의관념에 비춰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대화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 목적 대화 등)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