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남부 마르자윤 마을에서 바라본 나바티예 지역 마을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3일 헤즈볼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약 300곳의 레바논 목표물들에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스라엘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대대적인 레바논 공습에 나서면서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만 356명에 달하고 1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습니다.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는 분위기입니다.
뉴욕타임스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하루 동안 650차례의 공습으로 레바논 각지에서 헤즈볼라 목표물 1300여곳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의 주요 목표물은 레바논 전역에 숨겨진 헤즈볼라의 미사일 발사대였습니다. 하가리 대변인은 "민간인 주거지에 위장 보관된 무기들, 특히 사거리가 수백 ㎞인 순항 미사일이나 1000㎏의 탄두를 장착한 중형 로켓, 최대 사거리 200㎞에 이르는 중거리 로켓과 무장 드론 등이 표적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표적 공습도 감행했습니다. 최근 숨진 이브라힘 아킬의 후임 중 한 명으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인 알리 카라키를 겨냥한 공격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카라키의 생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습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하루 동안 356명이 사망하고 124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24명과 여성 42명도 포함됐습니다. 이와 같은 인명피해는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가리 대변인은 "레바논 전역에 뿌리박힌 테러 목표물들을 광범위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이번 공습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헤즈볼라도 반격을 가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의 방산업체 라파엘을 비롯한 3곳에 로켓포를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무선호출기·무전기 폭발 사건 이후 양측의 무력 충돌은 전면전으로 빠르게 치달으며 중동을 둘러싼 전운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방부는 긴장이 격화한 중동에 병력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