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우리 건설기업의 올 1월부터 7월까지 해외 건설 수주액이 약 168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9% 수준에 그쳤습니다. 지역별 진출 현황도 중동이 전체의 60%를 넘는 등 특정 지역 편중 현상도 눈에 띕니다. 다만 중동의 경우 여전이 이스라엘발 전쟁 등 변수가 존재하기에 중동 외 지역 진출 등 해외건설시장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해외 건설 수주 건수는 353건, 수주액은 16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8건, 190억달러에는 다소 못미치는 수치입니다. 다만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평균(1월 1일~7월 31일 기준)인 327건, 163억6000만달러보다는 소폭 올랐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세부 항목별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먼저 지역별로는 중동 강세가 돋보입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우리 건설 기업이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은 103억4000만달러로 전체 168억8000만달러의 61.5%를 차지합니다. 이어 북미·태평양(15.1%, 25억5000만달러), 아시아(14.1%, 23억9000만달러) 순이었습니다. 중남미(4.9%), 유럽(3.4%), 아프리카(1.0%) 등의 진출 비중은 상당히 낮았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중동(38.1%) △북미·태평양(27.9%) △아시아(22.1%) 순이었는데요. 올 들어 중동 비중이 크게 올랐습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연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사우디 등에서 큰 사업건을 수주하다보니 중동 비중이 전년 대비 더 커졌다"며 "평균적으로 중동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0% 정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건설기업들은 1분기에만 카타르 알 샤힌 유전 고정식 해상플랫폼(11억5000만달러), 사우디 SEPC 에틸렌 플랜트(5억달러), 오만 마나1 태양광 발전(1억3000만달러), UAE 크릭 워터스 주택(2건, 2억2000만달러) 등을 수주했습니다. 1분기 중동지역 수주액은 24억달러인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3.3%나 증가한 것입니다. 또 지난 4월에는 삼성 E&A가 60억달러(8조원) 규모의 초대형 가스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것도 중동 지역 비중을 높이는데 영향을 줬습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에서 큰 프로젝트들이 많다보니 올 들어 중동 시장 비중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전쟁 등 외부 변수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 비중이 큰 기업들은 최근 원전 사업으로 주목받는 유럽이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많은 동남아, 중국 시장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해외 LNG 플랜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우리 건설기업들의 해외시장 다각화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일 윤영준 사장이 방한 중인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 및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등 협력 분야 확대 방안에 협의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정원주 회장 등 임직원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ENR 세계건설사 순위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와 해외프로젝트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경우 내년 상반기에 원전 프로젝트 등 다양한 계약건이 잡혀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평상 시 유럽 수주액보다 많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