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정부의 ‘K-UAM’ 초기 상용화가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SK텔레콤(017670)이 국내 UAM 문을 최초로 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됩니다.
앞서 지난 4월
KT(030200)-현대자동차(
현대차(005380))-
대한항공(003490)-항공우주연구원이 한 팀이 된 K-UAM 원팀은 1단계 실증에 나섰지만 시연 기체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두고 있는 미 연방항공청(FAA)이나 유럽항공안전청(EASA)로부터 감항성(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능력) 인증 1단계도 통과하지 못한,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수준입니다.
반면, SKT는 오는 12월 UAM 테스트 베드 전남 고흥에서 FAA 항공인증 5단계에서 3단계를 통과한 3.5단계 과정을 밟고 있는 UAM 기체사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의 S4 기체로 시연에 나섭니다. 시연시 실제 해당 기체는 조비 소속의 파일럿이 직접 운항합니다.
통신·항공업계는 사실상 UAM 상용화가 감항성 인증을 받은 기체 확보에 달린 만큼, 전 세계적으로 UAM 기체 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는 조비와 협력 관계인 SK텔레콤이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석건 SKT UAM총괄 팀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통신 기술력 바탕으로 UAM 상용화에 그치지 않고 기존 항공과는 다른, 개인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대한민국 모빌리티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이석건 팀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티맵모빌리티 등과 맺은 UAM 컨소시엄에서 SKT텔레콤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UAM 서비스는 여러 사업자가 각자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해야만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습니다. UAM 서비스 사업자 역할은 기체 및 운항자, 공항과 같은 역할을 하는 버티포트(UAM 이·착륙장) 운영자, 그리고 교통관리 역할을 하는 교통관리 운영자(PSU·Provide of Service for UAM)가 필요하며 SKT는 그 중 기체 운항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검증된 기체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운용하면서 최적의 스케줄로 고객이 탑승할 수 있게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죠. 현재의 항공사와 동일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티맵모빌리티와는 역할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요?
SKT는 UAM 운항에 필요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티맵모빌리티는 SKT UAM 서비스와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죠. 버티포트로 이동하는 지상 교통수단이 심리스(seamless)하게 제공돼야 고객이 편하고 빠르게 최종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때 티맵모빌리티는 UAM 버티포트와 지상 교통수단을 연계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석건 SKT UAM사업추진팀 팀장. (사진=SK텔레콤)
AI 기술을 UAM 운항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목한다는 건지요?
안전 측면에서 “UAM 기체는 안전할까?”, “위험 상황은 없을까?”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조비 기체 △AI 기반 기체 이상징후 감지·부품 잔존 수명 예측 △안전 운항 감시·대응을 위한 ‘AI 기반 운항 통제 시스템’ △교통관리 시스템 △지형정보·기상·통신 등 ‘운항 지원 정보 시스템’ △AI 데이터 센터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UAM 운항 시 4DT(위도, 경도, 고도 및 경로점별 도착시간)를 예측할 수 있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응용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정시성을 위해 도착 시간 예측, 타 기체와 충돌 방지를 위해 기체 위치를 실시간으로 예측(예를 들면 30초 후)하는 ‘4D 궤적 예측 기술’, 비행 계획과 함께 UAM의 위치와 시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비행 일치성 기술, 운항 중인 기체의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이상 탐지 기술에 대해 50여개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최적의 버티포트 위치를 찾아낼 수 있는 AI 기반 위치분석 플랫폼 ‘리트머스’와 최적의 경로와 교통수단을 제안하는 AI 기반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티맵 등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중장기적으로는 개인 모빌리티 앱(AI 비서 에이닷), 탑승수속 및 보안 검색 위한 AI 물리·정보 보안 기술(SK쉴더스), 저지연 고품질 5G 상공 통신망 제공 등을 연동한 추천 서비스를 단계별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UAM 기체 결함이나 통신 불안정 등으로 기체 추락과 같은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도 고민해야 하는데요. 이 부분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담당자로서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사고에 대한 대비뿐 아니라 사후 대처까지도 완벽하게 준비돼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UAM은 아직 상용화 이전으로 UAM 보험에 대한 일반 가입 상품은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특정 보험사의 TV 광고 ‘보험이 가야할 길 편’에도 UAM이 나오듯 많은 보험사들이 관련 산업 상품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실증사업은 상용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기체보험이나 제3자 배상책임 보험, 승무원 상해 보험 등에 국한되지만 향후 상용화가 된다면 결국 기존의 항공사 보험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UAM 사고 발생 시 조치도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할 영역입니다. 현재 항공 서비스의 사고 후 절차를 본다면 사고조사위원회가 구성되고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사고조사를 진행하며 그 결과에 따라 과실 비율이 정해지게 되는데 UAM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UAM 시장에서 SKT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입니까?
단순 사업성, 수익성만을 본다면 UAM 사업은 지금 기업들이 뛰어들기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오죽하면 국토부에서도 초기에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인정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지금 이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어떤 생각일까를 짐작해보면, 미래를 바꾸고 뭔가 새로운 서비스와 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 출발선에 서고, 역사에 기억되고 싶은 기업들이 아닐까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누구나 꿈꿔왔고 또한 시기의 문제일 뿐인지 언젠가는 올 미래이니까요.
SKT 또한 오래 전부터 신기술 기반으로 고객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를 기점으로 수많은 최초의 서비스들을 내세웠고, 5G 또한 세계 최초로 서비스를 개시했죠. 그 DNA가 기업에 남아있습니다.
결론적으로 SKT가 갖고 있는 AI와 통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UAM 사업의 상용화 자체에 그치지 않고 기존 항공과는 다른, 개인 최적화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대한민국 모빌리티의 혁신과 AI대전환(AI Transformation)에 성공한 기업으로 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스마트 라이프 위크’ SK텔레콤 전시장에 전시된 미국 UAM 기체사 조비에비에이션의 S4 모형.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