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3세 구원투수 등판…실적난 해결 급선무

나원균 신임 대표 체제 전환…"친환경 사업기반 성장동력 마련"
이양구 전 대표, 경영 일선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최대 주주'
사법리스크 부담 덜고 분위기 쇄신…3세 경영승계 완성은 '아직'

입력 : 2024-10-17 오후 4:24:16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5년간 영업손실과 불법 리베이트로 재판이 진행 중인 동성제약이 분위기 쇄신 카드로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선택했습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 이사회는 사법 리스크 부담을 안고 있는 이양구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 나원균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최근 발표했는데요. 나원균 신임 대표이사는 현재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이 전 대표이사의 조카이자 창업주 고 이선규 회장의 외손자로 오너 3세 경영 체제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통상적으로 대표이사 인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이거나 연말, 연초에 이뤄지는데 이번 나원균 신임 대표이사 선임은 전임자에게 쏠린 리베이트 관련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고 기업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급작스럽게 단행된 것인데요. 1986년생인 나원균 신임 대표이사는 2019년 동성제약에 입사해 2022년 사내이사에 올랐고, 지난 4월에 동성제약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대표이사로 등극했습니다.
 
회사 측은 나원균 대표이사가 주로 국제 전략실에서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미주와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매출을 지난 5년간 5배 규모인 약 200억으로 성장시켰고 해외 사업뿐만 아니라 국내외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는데요. 나 대표가 오랫동안 수익성 하락과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동성제약의 경영 정상화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동성제약은 최근 5년간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반전되나 싶었지만 올해 상반기 다시 실적이 악화 추세로 돌아섰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순손실은 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2863% 확대됐습니다. 부채비율은 229.76%, 순차입금비율은 132%에 달해 재무건전성도 나빠졌습니다.
 
나 대표는 신규 사업 부문인 친환경 사업을 이끌어온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성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는데요. 그는 "앞으로 신규 성장 동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침과 동시에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회사의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한 전면적인 사업 다각화와 사업 구조 개편도 진행해 신뢰받는 경영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양구 전 대표는 PDT(광역학치료) 사업에 전념할 방침인데요. 나 대표 체제 전환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한 동성제약이 오너 3세 경영승계를 완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임시방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 전 대표가 17.06%의 지분을 보유한 동성제약 최대 주주라는 지위는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오너 3세로 동성제약 지분을 보유한 인물은 나 대표를 비롯해 이양구 전 대표의 장남 이용훈 씨와 차남 이용준 씨 3명입니다. 다만 이양구 전 대표이사의 2세들은 현재 동성제약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죠. 오너 3세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이 비슷한 수준에서 나 대표의 경영승계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6월 말 기준 이용훈 씨가 1.26%로 가장 많고, 나 대표가 1.15%, 이용준 씨가 0.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원균 동성제약 신임 대표이사(사진=동성제약 홈페이지)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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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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